요로상피세포암 치료, '유지요법' 환자 삶의 질 좌우
파이낸셜뉴스
2025.08.22 09:34
수정 : 2025.08.22 09:34기사원문
항암치료의 독성 한계 넘어 유지요법으로 지속
장기생존 가능성 확장한 면역항암제 아벨루맙
[파이낸셜뉴스] 흔히 방광암으로 불리는 요로상피세포암은 진행이 빠르고 진단 당시전이가 된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꼽힌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요로상피세포암 4기 환자의 기존 표준치료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이었지만, 체내 독성이 누적돼 장기간 유지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공백을 메운 것이 바로 면역항암제를 활용한 유지요법이다. 항암화학요법으로 병세가 조절된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장기간 유지시켜 주면서,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기간을 동시에 개선하는 접근법이다.
전세계 다기관 3상 임상시험에서는 면역항암제 '아벨루맙'이 유지요법으로 투여될 경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약 30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젬시타빈+시스플라틴'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31개월까지 연장되며, 기존 화학요법 단독치료 대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독성으로 인한 중도 중단율도 10% 내외에 불과해, 환자들이 장기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의료진 또한 같은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는 “기존에는 화학요법 독성 때문에 환자가 오래 버티지 못했지만, 아벨루맙 유지요법은 환자가 후속 치료까지 이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생존 기간 연장을 넘어, 환자에게 ‘살아갈 시간’을 돌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치료 접근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벨루맙 유지요법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인정하고 있지만,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 이후에도 치료를 이어가려면 환자가 매달 수백만 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김 교수는 “급여 인정 기간과 학계의 권고 기준은 별개”라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비급여라도 치료를 이어가고 싶다는 환자가 많다”고 전했다.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에서 유지요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항암치료로 얻은 ‘반짝 효과’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환자의 생존율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아벨루맙을 성분으로 한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에는 한국머크의 ‘바벤시오’가 있다. 바벤시오는 지난 2023년 8월 1일부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의 1차 단독 유지요법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 바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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