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 베네수, 美의 마약 관련 압박 속 정치범 석방

파이낸셜뉴스       2025.08.25 11:46   수정 : 2025.08.25 11:46기사원문
美, 마약유입 주범으로 베네수 지목…이지스함 배치하고 군사 압박

[파이낸셜뉴스] 베네수엘라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선에 성공한 지난해 대선에서 부정 개표 의혹을 제기했던 정치범들을 석방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나시오날과 프랑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정부는 이날 새벽 아메리코 데그라시아 전 국회의원을 비롯한 8명의 수감자를 풀어 줬으며, 다른 5명에 대해선 가택연금을 허용했다.

엘나시오날은 "석방자 중에는 지난 베네수엘라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개표 부정 논란과 관련해 시위를 벌이다 붙잡힌 이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에 엔리케 카프릴레스 전 미란다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오늘 많은 이들이 다시 사랑하는 가족을 품에 안았지만, 여전히 많은 동료가 수감돼 있다"면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베네수엘라 대표적 인권 단체인 '포로페날'은 "현재 816명의 정치범이 수감돼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7월 28일 치러진 대선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으나, 야권에서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득표율 67% 대 30% 개표결과로써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발표했었다.

이는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개표 참관을 거부하고 실시간 상황을 공개하지 않은 것과 맞물리며 부정선거 의혹으로 번졌고, 서방 국가들 역시 마두로 정부의 불투명한 투·개표 행정을 강하게 규탄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당국의 이번 정치범 석방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 내 마약 유입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전방위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 2월 미국 국무부는 국가 안보 위협 이유를 들며 베네수엘라 기반 '트렌데아라과'를 비롯한 마약 카르텔을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 7일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관련한 정보 제공 보상액을 5000만달러(약 692억원)로 2배 올렸다.


또 미국은 마약 밀매 차단을 위해 베네수엘라 주변 카리브해에 해군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배치하고 4000명이 넘는 군 인력 투입을 결정한 상태다.

이에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애처로운 쇼"라며 트럼프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제국주의의 은밀한 침략을 막기 위한 민병대 지원을 주민들에게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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