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당일 전사한 ‘고(故) 김금득 하사’ 72년 만에 외동딸 품으로

파이낸셜뉴스       2025.08.26 15:52   수정 : 2025.08.26 15:51기사원문
국군 7사단 소속 ‘적근산-삼현지구 전투’ 참전 28세 전사
딸 김순임 씨 “목 매여 말 안 나와…현충원에 모시고 싶다” 

[파이낸셜뉴스]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다 28세의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 ‘고(故) 김금득 하사(현 계급 상병)’의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귀환했다.

26일 국방부유해굴발감식단에 따르면 이날 열린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전라북도 익산시 그의 친 외동딸 자택에서 개최됐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유가족 대표인 고인의 딸 김순임 씨(71세)는 “아버지께서 군대에 가실 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항상 마음이 울적했다. 아버지의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핏줄이라는 걸 느껴서 그런지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온다"며 "언젠가 TV에서 장병들이 유해발굴하는 모습을 봤는데 참으로 고생하겠네라는 생각을 했는데 감사함을 느낀다. 이제라도 아버지를 현충원에 안장해 도리를 다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인은 1925년 12월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일곱 남매(4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이후 장성해 6·25전쟁 중인 1951년에 외동딸 김 씨를 낳았다.

그러던 중 고인은 1953년 1월에 부인과 2살이 채 안 된 외동딸을 두고 정든 집을 떠나 군에 입대했다. 고인은 훈련을 수료하고 7사단 소속으로 전선에 배치돼 1953년 7월 벌어진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서 참전했다가 정전협정 당일 치열한 전투 중에 전사했다.

해당 전투는 국군 제7·11사단이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중공군 4개 사단의 공격을 격퇴하고 반격해 전선을 안정시킨 공방전으로 기록돼 있다. 그 전공(戰功)을 인정받아 1963년에 화랑무공훈장을 추서 받았다.

고인은 올해 열한 번째로 신원확인 된 호국영웅이다.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7사단 소속의 故 김금득 하사로 확인했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가족의 품으로 모신 국군 전사자는 총 259명이 됐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제보자와 유해를 발굴한 장병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유해와 함께 수습된 유품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유해발굴 현장에서 고인의 인식표가 나왔는데, 새겨진 이름을 병적기록부와 전사자명부 등에서 찾아 유가족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국유단은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6·25전사자의 유가족을 찾고 있다.

국유단은 당신(YOU)도 ‘유(遺)가족’일 수 있다며 유전자 시료채취는 6·25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 기준으로 친·외가 8촌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하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분들은 국방부 국방부유해굴발감식단 대표번호로 연락 주시면 직접 찾아뵙고 시료채취를 도와드린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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