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이냐 통합이냐… 닻 오른 장동혁의 국힘, ‘찬탄’ 두고 기로에

파이낸셜뉴스       2025.08.27 18:08   수정 : 2025.08.27 18:08기사원문
張, 민생정당 구축 강조했지만
출범 직후 조경태와 갈등 고조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을 이끌 '장동혁호'가 본격 닻을 올렸다. 장동혁 신임 대표는 "과거의 옷을 벗자"며 대여 투쟁을 위한 단결과 '민생 정당' 구축을 강조했지만, 출범 이틀 만에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와의 균열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찬탄파인 조경태 의원과 장 대표와의 갈등이 연일 이어지고 있고 김민수 최고위원은 첫 회의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당원게시판 논란을 재점화하면서 찬탄·반탄(탄핵 반대)과의 화학적 결합은 장애물에 가로 막혔다.

장동혁 대표는 27일 '장동혁 체제' 출항 후 첫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과거의 모습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계엄·탄핵과 대선 패배 후 책임을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에 시달린 것을 일단락하고, 대여 투쟁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읽힌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과거의 옷들을 벗어던지고 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과 맞서 싸우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만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의 당선에 대한 축하와 덕담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신임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하는 찬탄파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왔다. 사실상 찬탄파를 겨냥해 '내부 총질 세력'이라며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선명한 목소리를 낸 것을 바탕으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경쟁에서 예상 외의 신승을 거두기도 했다. 선거가 끝나고 당권을 쥔 만큼 통합을 위한 '톤다운'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선 직후 조 의원과의 갈등은 악화일로에 들어선 모양새다. 당선이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접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히자, 윤 전 대통령을 '보수의 배신자'라고 지칭해 온 조 의원이 "당을 침몰로 몰고 간다면 두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장 대표는 "결단을 하시라"며 거취 표명을 촉구했고 조 의원은 "대표가 갈등을 조장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강성 반탄 목소리를 내온 김민수 최고위원이 촉구한 '당원게시판 당무감사' 역시 내홍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은 한동훈 당시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해당 논란은 한 전 대표 가족들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난하는 글을 다수 게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계파 정치로 무지성 비판을 하는 패널들을 해당 행위로 책임을 묻겠다"며 "누구와 싸울지 분별하고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했다. 사실상 당 주류 세력을 비판한 친한(한동훈)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의힘은 아직 김 최고위원의 요청에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발표될 '장동혁 체제' 주요 당직자 인선은 장동혁호의 성격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는 "기계적 탕평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찬탄파 기용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일축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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