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유럽 마케팅·보스턴 다이나믹스 美 R&D 채용...글로벌 인재 확충하는 현대차그룹
파이낸셜뉴스
2025.09.02 15:40
수정 : 2025.09.02 15:40기사원문
'유럽 공략 본격화' 제네시스, 현지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채용 '美 투자에 7조원 증액'…보스턴 다이나믹스 공장 짓고 R&D 인력 확충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유럽 시장 공략과 미래 핵심 사업인 로보틱스의 연구개발을 위한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선다. 제네시스는 유럽 현지에서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경험 책임자와 스포츠 마케팅 인력을 채용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미국에서 로봇 생산 공장 설립 추진과 함께 연구·개발(R&D) 인력 충원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제네시스, 유럽서 '브랜드 경험·커뮤니케이션·마케팅' 책임자 영입
2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유럽법인(Genesis Motor Europe)은 현지에서 브랜드 경험,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등을 총괄할 고위급 인재 채용에 나섰다.
이는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제네시스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고객 경험 전반을 끌어 올리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제네시스 유럽법인이 채용 중인 인력들은 △유럽 전역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 프리미엄 브랜드로 평판 강화 △데이터에 기반한 미디어 전략으로 투자수익률(ROI) 극대화 등의 업무를 맡는다. 또한 내년에 열릴 내구 레이스 대회인 '르망24시' 참가를 앞두고 스포츠 이벤트 매니저도 채용하며 유럽 현지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는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을 넘어, '진보적이고 한국적인' 브랜드 DNA를 유럽 시장에 각인시킬 계획이다.
제네시스에게 유럽은 마지막 남은 주요 시장으로 꼽힌다. 제네시스는 올해 2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 134만대를 돌파했고, 이 중 해외 판매량은 46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누적 33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유럽은 현지 프리미엄 브랜드의 영향력과 인지도가 커 프리미엄 수입차가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이번 현지 인재 채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현지 프리미엄 업체들이 많아 수입차가 자리 잡기 힘든 시장"이라면서도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美 투자 확대·생산 거점 마련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인 로보틱스 분야 투자는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40여명에 가까운 신규 연구개발 인력 채용에 나서 기술 경쟁력 우위를 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요 채용 분야는 △전자기술 연구개발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등이다.
이번 R&D 인력 확충은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과 맞물려 진행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 투자액을 기존 210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로 50억 달러(약 7조원) 증액한다고 밝혔다. 그룹은 이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활용해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등 미래 신사업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그룹의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로보틱스 사업을 구체화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제조업의 미래는 사람과 기계의 협업에 있다"고 강조하며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룹의 대규모 투자에 맞춰 기술 경쟁력의 기반이 될 핵심 R&D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나선 것이다.
로보틱스 분야의 기술 격차 확보는 시장 선점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실장은 "로봇을 비롯한 시설 설비 투자는 브랜드 인지도, 기술력 등이 매우 중요하다"며 "설비 투자는 기존에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 '락인 효과(전환 비용 때문에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는 현상)'가 발생하므로 초기에 기술 격차를 벌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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