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월급, 대기업 절반 수준…경총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각"
파이낸셜뉴스
2025.09.07 12:00
수정 : 2025.09.07 14:55기사원문
경총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 발표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월 임금 497만원...여타 부문 근로자는 288만원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 비중 증가세...청년 고용 비중 역전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비정규직 등 여타 근로자들의 월 임금총액이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경직성을 유연화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7일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임금 등 근로조건 격차가 지속되거나 더 심화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의 월 임금총액은 497만원인 반면, 여타 부문 근로자들은 288만원으로 57.9% 수준에 그쳤다.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과 퇴직급여·상여금 수혜율 역시 대기업 정규직은 100%에 육박하는 반면, 여타 부문은 65%~76% 수준이었다.
문제는 높은 문턱으로 전체 근로자 중 대기업 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적다는 점이다. 전체 임금 근로자 중 대기업 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9%(264만3000명)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인 여타 부문은 1950만1000명으로 88.1%에 달했다. 근속연수도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평균 근속연수는 12.14년으로 길지만, 신규 채용률로 볼 수 있는 근속 1년 미만자 비중은 6.5%에 불과해 높은 진입장벽을 보였다.
경총은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년 60세 법제화의 영향으로 2010년대 중반 이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이 급증하면서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 어려움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기업 정규직의 평균 근속연수는 지난 2004년 10.40년에서 2024년 12.14년으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신규 채용률은 9.6%에서 6.5%로 줄었다. 지난 20년간 경직성이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같은기간 대기업 정규직 내 고령자 고용 비중은 6.4%포인트(P) 증가(2.9%→9.3%)했으나, 청년 고용 비중은 오히려 6.4%P 감소(13.7%→7.3%)해 고용 비중이 역전됐다.
특히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의 경우 고령자 고용은 2004년 대비 지난해 777.0% 급증한 반면, 청년 고용은 오히려 1.8% 줄었다. 고령자 고용 비중도 2004년 2.7%에서 지난해 10.7%로 증가하며 6.0% 수준인 청년 고용 비중을 넘어섰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노동법제와 사회안전망으로 두텁게 보호받는 약 12%의 대기업 정규직과 보호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약 88%의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우리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에게는 좌절감을 안기고, 기업에는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은 대기업 정규직은 유연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높은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은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하는 맞춤형 유연안정성 제고 정책을 통해 지금의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포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노동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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