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0원대 빠져나온 원·달러 환율..."弱달러에 박스권 탈출 전망"
파이낸셜뉴스
2025.09.09 15:54
수정 : 2025.09.09 15:58기사원문
8거래일 만에 1380원대서 마감
美고용둔화 우려 지속에 달러↓
9월 포함 연내 3차례 인하 가능성
“달러화 방향성 명확...하락 압력 우위”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7.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내린 1386.5원에 개장해 1384~1388원 사이에서 횡보하다가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전거래일(1390.6원)보다 2.7원 내리며 마감했다.
환율 하락세는 미국 고용 지표 쇼크 영향으로 9월 금리인하 기대가 확실시되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한 데에 기인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치며 전월(7만9000명) 대비 크게 축소됐고, 시장 전망치(7만5000명)을 대폭 하회했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8월 고용지표에서 추가 확인된 고용 증가 모멘텀의 급격한 둔화, 실업률 상승 등으로 9월 25bp(1bp=0.01%p)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며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노동시장 약화가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의장의 ‘고용 하방 위험으로의 위험 균형 이동’ 발언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대됐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8월 고용은 9월이 아닌 10월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8월 고용 부진 이후 연내 3연속 인하(9월-10월-12월)가 강한 컨센서스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선 중반에서 97선 중반대로 내려온 상태다.
최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사임 발표와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의 국회 신임투표에서 패배하는 등 글로벌 정치 불안에 달러 가치 하락세가 일부 영향을 받고 있지만 대세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 영향은 단기적으로 해소가 어려운 만큼 지속적인 약달러 속도조절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약달러 방향성이 명확한 만큼 하락 압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수개월간 보합권에서 움직인 달러화 대비, 고용지표 발표 이후 달러화 방향성은 명확해진 상황”이라며 “국내 외환시장 특유의 수급적 변수 보다는 방향성에 따른 하락 압력이 점차 우위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프랑스 하원이 바이루 정부에 대한 불신임을 결정함에 따라 바이루 총리의 사퇴가 확정됐으나 시장의 예상 범주 내 사건이었던 만큼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지 않는다면 달러화 약세 분위기도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주 환율 하단으로 1370원을 전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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