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과시하려고" 환자 12명 독살..佛 '스타 마취과 의사'의 두 얼굴
파이낸셜뉴스
2025.09.10 07:27
수정 : 2025.09.10 07: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환자들을 고의로 약물에 중독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프랑스 마취과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10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타 마취과 의사’로 불린 프레데리크 페시에(53)에 대한 재판이 지난 8일 프랑스 브장송 법원에서 열렸다.
심장마비를 발생시켜 자신의 소생술을 과시하고, 이로써 동료들의 평판을 깎아내리려 했다는 것이다.
페시에는 2008~2017년까지 동부 도시 브장송에 위치한 클리닉 두 곳에서 근무했다. 문제는 페시에가 근무한 기간에, 수술 도중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심정지 상태가 된 환자들이 많이 발생한 것이었다. 이 가운데 12명은 심폐소생에 실패해 끝내 숨졌다.
그가 동료들의 파라세타몰 주입 백이나 마취제 주머니를 조작해 수술실에서 응급 상황을 만들어내고서 영웅처럼 개입해 소생술을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술 중 사망 위험이 낮은 환자들이 심정지로 잇따라 사망하자, 당국은 2017년 수사에 착수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2016년 편도 수술 중 두 차례 심정지를 겪은 4세 어린이로 파악됐다. 최고령 피해자는 89세로 확인됐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으며, 8년에 걸친 수사 끝에 이날 재판이 시작됐다. 유죄 판결 시 페시에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에티엔 만토 검사는 “페시에는 건강한 환자들을 독살해 갈등을 빚던 동료들을 곤경에 빠뜨리려 했다”며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은 늘 페시에였고 그는 항상 해결책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현재 페시에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대부분 중독 사건이 동료들의 의료 과실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앞서 프랑스 한 방송을 통해 “강력한 반박 논거가 있다”면서 "유족의 고통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내 책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시에는 2017년 이후 의료 활동을 중단했으며, 2023년 환자를 접촉하지 않는 조건으로 업무 복귀 승인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진료를 보지는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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