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환자들을 고의로 약물에 중독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프랑스 마취과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10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타 마취과 의사’로 불린 프레데리크 페시에(53)에 대한 재판이 지난 8일 프랑스 브장송 법원에서 열렸다.
페시에는 환자에게 고의로 심장마비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심장마비를 발생시켜 자신의 소생술을 과시하고, 이로써 동료들의 평판을 깎아내리려 했다는 것이다.
페시에는 2008~2017년까지 동부 도시 브장송에 위치한 클리닉 두 곳에서 근무했다.
그가 동료들의 파라세타몰 주입 백이나 마취제 주머니를 조작해 수술실에서 응급 상황을 만들어내고서 영웅처럼 개입해 소생술을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술 중 사망 위험이 낮은 환자들이 심정지로 잇따라 사망하자, 당국은 2017년 수사에 착수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2016년 편도 수술 중 두 차례 심정지를 겪은 4세 어린이로 파악됐다. 최고령 피해자는 89세로 확인됐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의료계가 발칵 뒤집혔으며, 8년에 걸친 수사 끝에 이날 재판이 시작됐다. 유죄 판결 시 페시에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에티엔 만토 검사는 “페시에는 건강한 환자들을 독살해 갈등을 빚던 동료들을 곤경에 빠뜨리려 했다”며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은 늘 페시에였고 그는 항상 해결책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현재 페시에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대부분 중독 사건이 동료들의 의료 과실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앞서 프랑스 한 방송을 통해 “강력한 반박 논거가 있다”면서 "유족의 고통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내 책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페시에는 2017년 이후 의료 활동을 중단했으며, 2023년 환자를 접촉하지 않는 조건으로 업무 복귀 승인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진료를 보지는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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