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복병 만났다..HD현대重, 전면파업

파이낸셜뉴스       2025.09.11 08:32   수정 : 2025.09.11 08: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한미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복병이 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노조는 11일 오전 8시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가 올해 들어 11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으나 전면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회사 측이 전향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때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다만 조합원의 파업 참여율이 관건이다. 조선 건조 현장은 자동차 생산라인처럼 일부만 파업해도 전체가 멈추는 컨베이어 시스템이 아니라 공정별로 일하는 체계이기 때문에 조합원 대다수가 일손을 놓지 않으면 한꺼번에 모든 생산이 중단되지는 않아서다.

전날 백호선 HD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은 사측의 결단을 촉구하며 조선소 내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에 돌입하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백 지부장은 "회사는 미포조선을 합병하고,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실현 구상으로 세계적 선박 건조 기업으로의 위상을 높이는 가운데에서 그것을 이루어낸 구성원들과 조합원에 대한 예우와 보상을 하라"고 요구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5월 20일 상견례 이후 23차례나 교섭한 바 있다.

노조는 각종 수당의 기준이 되는 기본급을 중심으로 인상을 요구했다. 사측은 수주 상황과 글로벌 경제 요인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격려금(일시금)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노사는 지난 7월 18일 1차 잠정합의안을 만들기도 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부결됐고, 이후 두 달 가까이 교섭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노조는 오는 12일에는 HD현대 계열사 노조 조합원들이 울산 조선소로 모이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업 현장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조선업 특성상 한 번 납기가 어그러지면 연쇄 지연이 초래되고 이는 글로벌 평판 훼손으로 직결된다. 미국 발주처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납품이 최우선이므로, 노조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경쟁국 일본·유럽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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