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특검법 합의 파기에 "협치 주문한 李대통령 100일 기념 선물"

파이낸셜뉴스       2025.09.11 09:31   수정 : 2025.09.11 09:31기사원문
"野 양보로 합의했지만 파기 통보"
"원내지도부 존재 가치가 뭔가"
野, 합의 최종 파기될 경우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듯
금융감독위 설치법도 안개 속으로



[파이낸셜뉴스] 여야 원내지도부가 '더 센 3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법' 합의를 도출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극심한 반발로 반나절 만에 파기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향후 모든 국회 일정 파행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양보해서 합의에 이르렀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침 민주당으로부터 특검법 합의가 파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협치를 주장했는데 취임 100일 기념 선물로 여야 합의 파기라는 선물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여야 원내지도부는 장장 6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3대 특검법 개정안과 금융감독위원회법 관련 합의문을 도출했다. 합의문에는 △민주당은 3대 특검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 수정 요구를 수용한다 △국민의힘은 금융감독위 설치 관련 법률 제개정에 최대한 협조한다고 쓰였다.

민주당이 합의를 파기하게 된 배경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소속 의원들, 당원들의 극심한 반발에 시달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협상안은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 뜻과 달라 어제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특검) 기간에 대한 합의를 이행할 수 없겠다. 기한을 연장해야겠다'라는 입장을 전하면서 사실상 어제의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했다"며 "우리도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했기 때문에 진통 끝에 합의가 이뤄졌는데 잉크도 마르기 전에 밤사이 뒤집히기 시작한다면 민주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의 존재 가치가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긴급 논의를 다시 한번 할 예정"이라며 "민주당이 합의의 무게를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여야가 특검법 합의에 이르면서 국민의힘은 예고했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민주당이 단독으로 특검법 처리에 나설 경우 예정대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법 수정을 전제로 국민의힘이 협조하기로 한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수석부대표는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합의를 민주당이 파기한 상황에서 우리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조직 개편에 대한 적극적 협조를 이행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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