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명 자른다” 잘 나가던 위고비 제약사, 업계 1위 밀려나자 구조조정

파이낸셜뉴스       2025.09.11 17:08   수정 : 2025.09.11 17: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은 ‘위고비’의 제약사인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가 약 9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복수의 외신은 노보 노디스크가 최근 미국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비용 절감을 위해 약 9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노보 노디스크 전 세계 임직원 7만8400명 중 약 11%에 해당하는 수치로, 이 중 약 5000개의 일자리는 덴마크 본사에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난 7월 노보 노디스크의 최고경영자(CEO)로 새로 부임한 마이크 다우스타르의 결정으로 알려졌다. 다우스타르는 “재능 있고 소중한 동료들이 떠나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지만, 회사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옳은 결정이라 확신한다”며 “더 빠르고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고방식과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우스타르의 이런 결정은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일라이 릴리가 출시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위고비를 누르고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1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를 출시한 이후 급성장한 회사다.
위고비와 오젬픽 등 대표 제품을 앞세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최근 복제약 확산과 경쟁사 일라이 릴리의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

새로 출시 예정인 카그리세마의 임상 시험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은 데다, 지난 7월 말에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하루에 주가가 최대 30% 급락해 시가총액 약 930억 달러(약 129조원)가 증발하기도 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 측은 2026년 말까지 연간 약 80억 덴마크 크로네(약 1조74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해 당뇨·비만 치료제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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