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 안고 눈물 흘리고" '美 구금' 근로자, 가족 상봉

파이낸셜뉴스       2025.09.12 18:04   수정 : 2025.09.12 18: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단속으로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전세기를 통해 귀국했다.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전세기 KE9036편에는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이 탑승했다.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으로 체포된 인력들이다.

공항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한 중년은 "연락이 끊겼다가 어제 통화를 했는데 눈물이 쏟아졌다"고 그간의 답답했던 심경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한 40대 남성은 "아예 (구금된 인력과) 연락이 닿지 않아 상황을 전혀 몰랐다가 뉴스를 통해 구금 사실을 알게 됐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족을 만난 이들은 끌어 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앞서 외교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인 직원들의 미국 잔류를 권유하면서 귀국 결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미국에 남겨 현지 인력을 교육·훈련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귀국 절차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외교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우선 귀국 조치를 취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귀국자들의 신속한 안정을 위해 유급휴가·건강검진·심리상담을 포함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모든 임직원과 협력사 인력에게 귀국 직후부터 추석 연휴 종료까지 유급휴가를 제공하고, 4주 내 건강검진을 지원한다. 권역별 지정 의료기관을 확보해 정밀검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심리 상담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현장에 동행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구금됐던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귀환해 기쁘다”며 “안정적 복귀를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례적인 조속한 석방과 재입국 불이익 해소에 감사드린다”며 “정부의 노고 덕분에 이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귀국자들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공장 건설 일정 차질 우려에 대해서 김 대표는 “언론에 나온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회사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미국 내 인력 운용 방안에 대해서 그는 “미국 측에서 제기한 내용과 회사의 고민을 접목해 안을 만들겠다”며 협력사와 현대차와의 공조를 강조했다.

정부도 제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복귀 근로자들의 심리치료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새로운 비자 제도 신설을 포함해 체류 자격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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