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논란? 하락세 논란? 이제 끝!" 손흥민, MLS와 대표팀 동시에 흔들다

[파이낸셜뉴스] 2025년 손흥민을 둘러싼 평가는 냉혹했다. EPL 토트넘 시절 후반기부터는 ‘하락세’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붙었다. 나이와 부상, 그리고 체력 저하가 한꺼번에 몰아치자 팬들 사이에서도 “전성기는 끝났다"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익숙했던 유럽을 떠나 미국 무대라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그리고 지금, MLS와 A매치를 오가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는 그의 발끝은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심장을 뛰게 하고 있다.

9월 A매치에서 손흥민은 미국을 상대로 1골 1도움, 멕시코전에서도 환상적인 득점을 기록하며 홍명보호의 1승 1무를 이끌었다. 월드컵 공동 개최국을 상대로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 자체로 상징적이었다. “여전히 대표팀의 에이스는 손흥민”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뒤 첫 경기. MLS 새너제이 원정에서 경기 시작 52초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미국 땅에서 열린 국가대표 경기, 그리고 클럽 경기까지 이어진 3경기 연속 골. 그것도 장거리 이동에 시달리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국내 이동’ 수준의 부담만을 안고 경기를 소화했다. 컨디션 관리가 훨씬 용이해진 손흥민은 이를 증명하듯 다시 폭발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적 당시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을 원했다”고 말했다. MLS는 유럽 빅리그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냉소적 평가도 있었지만, 그의 판단은 옳았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이동 부담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얻은 손흥민은 다시 ‘국가대표 손흥민’으로서의 날카로운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최근 대표팀 주장 논란은 뜨거운 화두였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계속 차야 하느냐는 물음은 팀 안팎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A매치 두 경기, 그리고 MLS 복귀전은 그 답을 말해주었다.

손흥민은 단순히 골만 넣은 것이 아니다. 존재 자체가 흥행을 이끌었다.

새너제이전에는 5만978명이 운집해 구단 역사상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MLS 전체가 그를 통해 새로운 시장, 새로운 팬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NFL 구장을 개방하고, 최상층까지 관중으로 채워 넣은 풍경은 손흥민이 여전히 아시아 최고 스타이자 글로벌 스타임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e-mail]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