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불응하고 자진 출석하는 한학자...특검, 수사 고삐 조인다
파이낸셜뉴스
2025.09.16 15:59
수정 : 2025.09.16 15:59기사원문
특검, 한 총재 자진출석하면 조사 방침
사전 체포영장 청구는 물리적 시간 부족으로 가능성 낮아
[파이낸셜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과 통일교 청탁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에 첫 출석한다. 한 총재는 그간 건강상의 이유로 특검의 세 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하다 자진 출석을 예고한 바 있다. 특검팀은 일단 한 총재가 출석하는 만큼, 조사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통일교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오는 17일 오전 10시 한 총재가 특검팀에 자진출석한다"고 밝혔다. 통일교 측은 "비록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못했지만, 특검 앞에 약속한 바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며 특검과의 사전 협의가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단 특검팀은 한 총재가 자진출석하고, 소환조사를 계획했던 만큼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조사를 받으러 자진출석할 경우, 필요한 조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에게 '청탁 의혹' 관련 조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의원에게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이유와 경위 △각종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게 된 배경 △권 의원으로부터 해외원정도박 수사 관련 정보를 받아 증거인멸을 했는지 여부 △권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위해 신자를 당원으로 대거 입당시키게 된 진위와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사전 체포영장 청구 등 한 총재 신병 확보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가 세 차례의 소환조사 통보에 불응한 점과 조직적으로 특검 수사를 방해했다고 보여지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신병확보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 총재 의혹을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이 권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면서 물리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강제 신병 확보에 나서더라도 한 총재 조사 도중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사실상 오늘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특검팀은 '나토 순방 3종 세트'와 관련해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오전부터 조사 중이다. 함 원장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에게 김 여사를 연결해준 사람으로 지목된 인물로,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전달했던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함 원장에게 인사 청탁 이야기가 오갔는지, 목걸이 등 귀금속을 건넨 것을 목격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박창욱 경북도의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특검팀은 기각 사유를 면밀히 살펴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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