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매각 합의…트럼프, 반도체·의약품에 '초고율 관세' 예고
파이낸셜뉴스
2025.09.17 13:23
수정 : 2025.09.17 13:23기사원문
오라클 주도 美 컨소시엄, 틱톡 지분 80% 확보
철강·알루미늄 이어 통상 전선 확대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과 관련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히는 동시에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자동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틱톡 문제와 첨단 산업을 둘러싼 관세 압박이 맞물리면서 미중 간 통상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영국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해 모든 것을 확정하려 한다"며 "틱톡 인수에 나선 매우 큰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모회사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안보 위협 논란을 불러왔다. 미 의회는 미국 기업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서비스 금지를 명시한 '틱톡 금지법'을 제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 시행을 유예하고 매각 협상을 이어왔으며 이번 합의에 따라 틱톡 미국 내 서비스 중단 우려는 일단 해소될 전망이다. 그는 동시에 금지법의 유예 기한을 12월 16일까지 90일 연장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라클 등 미국 투자자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80% 지분을 확보하는 법인을 세워 틱톡 미국 사업권을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새 법인은 미국인 중심의 이사회로 구성되며 틱톡 이용자 데이터는 오라클이 보관하는 미국 내 서버에 저장될 예정이다. 기존 추천 알고리즘도 유지된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지속하면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게 된다.
통상 문제에서는 더 강경한 메시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에 타협은 없었다"며 "반도체와 의약품은 자동차보다 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더 많은 관세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반도체에 최대 100%, 의약품에 150~2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이달 29일까지 철강과 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풍력터빈, 불도저, 철도차량, 가구 등 407종을 추가해 50% 관세 적용 대상을 크게 늘린 바 있어 이번 절차가 마무리되면 적용 범위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긴다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빚을 없애고 다른 나라까지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제조업 보호와 첨단산업 이익 환수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강조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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