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청탁 의혹' 김상민 전 검사 구속...'매관매직 의혹' 수사 탄력
파이낸셜뉴스
2025.09.18 04:19
수정 : 2025.09.18 04: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여사에게 그림을 전달하고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김 전 검사에게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김 전 검사는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에 등장한다. 김 전 검사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공천을 주려고 했던 인물로 지목됐다. 김 여사가 김 전 검사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 의창에 출마시키고자 개입했다는 것이 의혹의 주요 골자다.
명태균씨는 김 여사가 조국 수사로 고생한 김 전 검사를 지역구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했다며 선거 후 장관 혹은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검사는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됐고,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자리를 옮겼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공천과 공직 임명 과정에 특정 영향력이 개입된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해당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특검팀은 지난 7월 8일 김 전 검사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18일 국정원에 대한 강제수사에도 착수했다. 전날에도 김 전 검사의 지방 소재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 장모 집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800298' 그림 출처가 김 전 검사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그림을 전달하고 공천을 받으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또 김 여사를 '그림을 받은 수수자'로 적시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그림을 전달한 '공여자'로 봤다. 또 김 전 검사가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수자'로 판단했다. 해당 의혹은 '존버킴' 또는 '코인왕'으로 불린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김 전 검사가 지난해 총선 출마 준비를 하면서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에 박씨는 제외됐다.
김 전 검사는 이를 부인했다. 김 전 검사는 그림 구입에 사용된 돈은 김씨로부터 받은 돈이며 그림을 중개해줬을 뿐, 공천 등과 전혀 관계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그림이 직접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검사 시절부터 윤 전 대통령에게 동향 등을 보고하며 신임을 얻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혐의를 입증하고자 183쪽 분량 의견서와 118쪽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활용해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전 검사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특검팀은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 전 검사의 그림 구매 경로와 김 여사의 직접 개입 여부 뿐만 아니라, 윤 전 대통령의 인지 여부까지 '정점'을 향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만약 윤 전 대통령의 인지와 개입 여부가 확인된다면, 형량이 더 센 뇌물죄 적용까지도 가능하다. 김 여사의 신분이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직자인 윤 전 대통령의 혐의가 반드시 확인돼야 하는 대목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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