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감성 한 스푼'..볼보 'EX30CC' 작고 강하다
파이낸셜뉴스
2025.09.20 07:00
수정 : 2025.09.20 07:00기사원문
이달 출시된 볼보 EX30CC 타고 100km 주행
디자인, 지상고, 성능 등 EX30 대비 험지 주행력 강화
제로백 3.7초, 주요 국가 대비 3천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
[파이낸셜뉴스] 크로스컨트리는 기본 모델 대비 지상고를 높이고 하부를 보호하는 구조를 더해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달릴 수 있도록 험로 대응 능력을 가미한 라인업이다. 'EX30 크로스컨트리(EX30CC)'는 이달 국내에 상륙한 볼보의 따끈따끈한 신차다. 볼보의 기존 순수 전기차 EX30의 크로스컨트리 버전으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크로스컨트리 차량이기도 하다.
이 차는 단순히 지상고를 높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험로 주행을 염두에 둔 디자인 변경부터 성능 업그레이드까지 기존 차량 대비 적지 않은 변화가 이뤄졌다. 지난 8일 EX30CC를 타고 서울에서 경기 남양주까지 100㎞를 주행해 봤다.
다부진 외관과 미니멀한 내부
외관은 EX30과 비교해 오프로드 감성을 더했다는 인상이 뚜렷하다. 특히 기존 EX30의 비어 있던 프론트그릴에 무광의 대형 프론트 쉴드를 장착했는데 실제로 러기드한 느낌을 물씬 풍겼다. 전후면 하단에 하부 보호를 위한 스키드 플레이트를 부착한 점도 마찬가지다. 특히 프론트 쉴드에는 스웨덴 북극 아비스코 지역에 있는 케브네카이세 산맥의 지형도와 위도·경도 좌표가 새겨져 감성을 더했다.
다부진 외관과 달리 내부는 간결하게 구성돼 첨단의 느낌을 강조한 듯했다. 운전석의 디스플레이는 과감히 없앴고, 변속이나 창문 조작을 제외하면 중앙의 큼지막한 디스플레이로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하도록 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빠진 점은 다소 아쉬웠는데, 극단적으로 조작계를 줄인 점이 테슬라 차량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휴대전화를 연결하지 않고도, 차량에서 바로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및 쿠팡플레이, 티맵 등 다양한 앱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돋보였다.
미니멀한 실내는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넓은 공간감을 확보하며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반면, 기능 조작에 대한 직관성이 다소 떨어져 적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예컨대 기존에 글로브박스를 열기 위해서는 버튼을 당기기만 하면 됐다면, EX30CC에서는 화면 조작을 통해 전동식으로 개폐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 창문을 여닫는 버튼도 전후면 좌우로 4개가 아닌 2개의 버튼만으로 앞뒤를 설정해 조작하는 식이다.
부드러운 주행감에 폭발적인 성능
주행 질감은 전기차임에도 볼보자동차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이 강조되도록 세팅됐다. 출발 시 가속페달을 깊게 밟더라도 부드럽게 차량이 움직인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더라도 회생제동으로 인한 특유의 울컥거림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다.
부드러운 세팅에도 힘은 넘친다. 최대 428마력의 모터 출력과 55.4kg.m의 최대 토크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3.7초 만에 도달한다. 제로백 성능만 보면 어지간한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스포츠카에 비견될 수준이다.
특히 평상시엔 후륜 기반이지만 주행상태를 '성능 모드'로 설정하면, 사륜구동으로 전환되는 데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전비는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보인다. 100㎞ 주행 후 소요된 전력은 약 16.6㎾h 수준이었다. 이 차량에 66㎾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400㎞ 정도를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종합했을 때 차량의 가격을 고려하면 EX30CC는 전반적으로 개성 있는 외관과 준수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볼보 브랜드를 원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호감을 줄 만한 요소들을 다수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30CC의 국내 출시 가격은 5516만원으로, 독일이나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출시가격 대비 3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책정됐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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