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포기해야 대화" vs 한미일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
파이낸셜뉴스
2025.09.23 14:46
수정 : 2025.09.23 14:52기사원문
김정은, 비핵화 요구 철회 조건으로 북미 대화 언급
백악관 "완전한 비핵화 위해 대화 열려 있다" 응수
대화 결렬보단 주도권 다툼 성격
한미일 외교장관 "비핵화 의지" 공동성명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조건으로 '비핵화 목표 포기'를 내건 데 대해 미국 백악관이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거듭 확인하며 응수했다. 한국·미국·일본 외교장관도 같은 날 공동성명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앞두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서면 논평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정에 기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이 하루 전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버리고 현실을 인정한다면 마주 앉을 수 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사실상 미국이 비핵화 요구를 철회해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건 셈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아직 갖고 있다"는 발언도 덧붙였다.
이와 맞물려 조현 외교부 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뉴욕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외교부는 23일 "3국 장관은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노력 속에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공동 대응, 대북 제재 유지·강화 필요성이 포함됐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확대를 두고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역량에 대한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 정보기술(IT) 인력의 사이버 활동 문제도 언급했다.
미국은 성명에서 "핵 역량을 포함한 필적할 수 없는 군사력으로 뒷받침되는 한일 방위 공약"을 재강조했다. 중국을 겨냥해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요하다"면서 "대만 인근에서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가 늘고 있다"고 지적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미일은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명시하면서도 대화 재개의 문은 열어둔 모양새다. 23일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가 향후 국면을 가를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km@fnnews.com 김경민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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