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여우사냥
파이낸셜뉴스
2025.09.24 11:18
수정 : 2025.09.24 11:18기사원문
을미사변 130주년 맞아 새로운 역사소설 출간
명성황후 암살 직전 7일간을 생생하게 복원
[파이낸셜뉴스] 올해는 을미사변 발생 130주년이 되는 해다. 1895년 10월 8일 새벽, 후일 명성황후로 추존되는 중전 민씨가 일본 군인과 특파기자들에 의해 살해된 한국 근대사의 비극적 사건이다. 이 시점에 맞춰 연합뉴스 기자 출신 권영석 작가가 '작전명 여우사냥'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을미사변이 일어나기 직전인 1895년 10월 1일부터 암살 당일까지 일주일간의 상황을 정치 스릴러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청국의 속국에서 일본의 속국으로 전락한 조선의 운명과 이를 타개하려는 중전 민씨의 러시아 접근 전략, 그리고 이를 저지하려는 일본의 암살 계획이 숨막히는 현장감으로 그려낸다.
작가는 기자 출신답게 역사적 사실을 꼼꼼히 수집하여 작품에 반영했다. 실제로 경복궁에 난입한 암살범 대다수가 '한성신보' 일본인 특파기자들이었고, 아다치가 소속된 '구마모토 국권당'이 을미사변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재현된다.
작품에는 고종, 흥선 대원군, 유길준 등 당시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며, 특히 중전 민씨를 복합적 인물로 그려내는 데 주력했다. 수구 기득권의 상징이면서도 문명개화의 선각자로서의 면모, 날카로운 지성과 권력욕이 공존하는 모순적 인물로 묘사된다.
권영석 작가는 "세계 패권을 둘러싼 국제정치 질서의 변화와 군사적 굴기를 꾀하는 국가의 등장이라는 19세기 후반의 상황이 현재와 놀라울 정도의 유사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특파기자들이 제국주의의 첨병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각시켜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작전명 여우사냥'은 단순한 역사소설을 넘어 현재 우리가 처한 국제정치적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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