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생산적 금융’ 준비 본격화… 보증·벤처社와 힘 모은다

파이낸셜뉴스       2025.09.23 18:10   수정 : 2025.09.23 18:10기사원문
우리, 기보와 소셜벤처 육성 협약
국민, 기술창업 활성화 지원 약속
하나, 로봇산업 금융지원에 나서
신한, 전담조직 만들어 본격 대응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에 본격 나서면서 은행권이 보증기관은 물론 다양한 벤처기업과의 협력을 늘리고 있다. 일부 은행은 전담조직을 새로 만들어 주택담보대출 위주였던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환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은행권 최초로 기술보증기금과 소셜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기술보증기금이 소셜벤처기업으로 판별한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기술보증기금에 5억원을 특별출연해 185억원 규모의 자금을 소셜벤처기업 전용 협약보증을 통해 공급한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9일 기술보증기금과 '기술창업 활성화 및 성장 촉진을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10억원의 보증료 지원금을 출연하고, 이를 바탕으로 약 500억원 규모의 보증서 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지원대상은 기술보증기금의 기술보증 요건을 충족하는 창업 후 7년 이내의 중소기업 가운데 창업생태계 조성 기업, 혁신 창업성장 지원대상 기업 등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보유힌 주식의 위험가중치를 기존 400%에서 250%로 낮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본규제를 완화해 은행의 자금을 첨단·벤처기업 투자 및 대출로 돌리겠다는 목적이다.

보증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기업과 협력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달 10일 웨어러블 로봇기업 엔젤로보틱스와 함께 '로봇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미래전략산업 공동 발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로봇산업에 의료 리스, 할부 등의 형태로 금융지원을 이행하고, 엔젤로보틱스가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에도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웨어러블 로봇과 연계한 금융상품을 개발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신한은행은 생산적 금융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이 조직은 정부가 추진하는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발맞춰 △15대 프로젝트 영역별 연구·조사 △정부 투자 유망업체와 밸류체인상 우량기업 발굴 △산업분석·심사지원 기능 강화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프로그램 개발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산업 분석 전문가 등을 채용해 전문적인 금융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약속한 '선구안'에서 비롯된 조직으로 보인다. 당시 진 회장은 "금융권이 선구안을 갖추지 못하면서 은행들이 담보 위주의 영업만 해왔다"며 "정확한 신용평가와 산업분석 체계를 개척해 선구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접근법이 다르지만 모두가 생산적 금융 확대에 발맞추고 있다"며 "최근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자산(RWA)이 상향된 만큼 기업금융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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