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AI까지 포함된 군비경쟁…지금 막는 게 더 저렴"

파이낸셜뉴스       2025.09.25 02:40   수정 : 2025.09.25 02: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군비경쟁 속에 살고 있다"며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쟁 확대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가 생존을 결정한다. 친구와 무기 외에는 안전보장이 없다"며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가 우크라이나, 가자, 수단 등 전쟁을 막지 못했다며 현 국제질서의 무력함을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지하며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모두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해 전쟁 종식을 위해 키이우의 양보를 요구해온 기존 입장에서 선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회담을 가졌다"고만 언급하며 직접적인 평가는 피했다.

그는 푸틴이 전쟁을 "더 넓고 깊게" 확대할 것이라 경고하며 이미 러시아 드론이 유럽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이어 몰도바도 러시아의 간섭에 직면했다"며 조지아, 벨라루스처럼 종속되지 않도록 자금과 에너지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이후 무기, 특히 드론 기술이 방어 능력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수만 명이 드론을 활용해 살상할 수 있으며, 머지않아 드론이 드론을 격추하고 인프라와 사람을 스스로 공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인공지능(AI) 무기 활용에 대한 글로벌 규범 제정이 핵 확산 방지만큼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러시아를 막는 것이 드론 공격에 대비해 항만·공항을 보호하고 지하 시설을 건설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든다"며 국제사회의 단합을 호소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대형 미사일은 없지만 2000~3000㎞를 비행하는 드론을 자체 생산해 러시아를 상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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