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회장 "中은 우리보다 3, 4배 자원 투입...경쟁력 확보 시급"
파이낸셜뉴스
2025.09.25 12:15
수정 : 2025.09.25 12:15기사원문
구광모 회장, 사장단 회의 소집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 방안'
"中에 맞설 구조경쟁력 강화 강조"
美조지아주 공장 구금 사태 발언도
"구성원 안전 세심히 챙겨달라"
[파이낸셜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 사장단에 "중국에 맞설 구조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TV, 생활가전,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장 등 LG의 주력사업군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강한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전날 경기도 이천시 LG인화원에서 그룹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며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중국 산업계 공세에 대응한 경쟁력 강화를 지시했다.
중국의 첨단 기술산업이 한국을 대체하고 있다는 일명 '레드 테크 공습'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세계 시장에서 한중 수출 경합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미 석유화학, 철강은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구조조정에 돌입했으며, 디스플레이, 가전, 자동차 등 모두 중국의 거센 추격에 놓였다.
LG의 사업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내 액정표시장치(LCD)공장을 매각하는 등 LCD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고부가 시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제품개발에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강점인 삼원계 배터리 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 AI 연구원은 한국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인 '소버린 AI'에 도전장을 던졌으며, 오픈AI, 딥시크 등의 AI 모델과 경쟁할 엑사원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TV사업을 필두로 현재 전개되고 있는 LG전자 희망퇴직 신청 역시, 레드 테크 공습에 대응한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 합작 공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구금 사태와 관련, "회사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곳인 만큼 최고경영진들이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세심히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구 회장의 첫 공개 메시지다. 구 회장은 이달 초 사건 발생 직후,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과 실시간 소통하며, 구성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긴밀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