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스타펀 부활...2경기 연속 우승에 "노리스 꼼짝 마"
파이낸셜뉴스
2025.09.27 06:00
수정 : 2025.09.27 06:00기사원문
이탈리아, 아제르바이잔서 동시 우승
2경기 연속 우승이자 시즌 4번째
'리타이어'했던 노리스, 불운 지속
피아스트리까지 리타이어 기록
베르스타펀, 하반기 대반전 쓸까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인기가 많지만 유독 국내에는 인기가 없는 ‘F1’. 선수부터 자동차, 장비, 팀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 세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격주 주말, 지구인들을 웃고 울리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F1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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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전 두 경기장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이탈리아 밀라노 근교 몬자 그랑프리는 F1 서킷에소 평균 속도가 가장 높은 곳입니다. 추월 포인트가 많아 항력 감소 시스템(DRS)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추월이 자주 일어나는 곳입니다.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있는 서킷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심형이라는 점입니다. 모나코 경기장과도 유사합니다. 초고속 직선과 극단적으로 좁은 구간 혼합된 '하이브리드 서킷'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긴 직선 중 하나이기도 하죠. 다만 구시가지 구간은 매우 좁고 기술적인 코너입니다. 사고 빈도가 높아 변수가 큰 곳이고, 이번 경기도 물론 변수가 있었습니다. 베르스타펀이 힘을 낸 이번 두 라운드 경기 리뷰, 시작합니다.
베르스타펀 돌아왔다...이탈리아서 1위, 반전의 서막?
시작부터 자리 싸움이 치열합니다. 여름방학 때 특훈을 한 것인지, 베르스타펀의 수비 솜씨가 대단합니다.틈을 파고들려고 하는 랜도 노리스(멕라렌)를 차분하게 막아내는 모습입니다. 다만 무리한 방어로 '숏컷'(트랙의 정상적인 주행 라인보다 짧은 거리 코너로 주행하는 것)을 한 점이 인정돼 초반 1위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직전 노리스는 "베르스타펀이 나를 잔디밭으로 몰아낸 다음 숏컷을 했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노리스의 1위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베르스타펀이 4랩 때 토잉으로 추월에 성공한 것인데요, 챔피언십 3위에 위치한 베르스타펀이 반전의 서막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장면입니다.
실제로 베르스타펀은 계속해서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 2위 노리스와의 격차를 벌렸습니다. 18랩 기준 기록은 1분 22초대(한바퀴)까지 당겼습니다. 게다가 뒤따라오던 노리스는 자갈밭에 바퀴 하나가 빠지며 상황이 더욱 악화됐습니다. 15라운드 경기를 완주하지 못한 분위기가 조금은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20랩 때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츠노다 유키(레드불)의 피트인과 함께 조용하던 레드불 벤치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건데요, 끝까지 앉아 있다가 짧은 시간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전략 노출을 최소화하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멋집니다. 26번랩 페르난도 알론소(윌리엄스)가 서스펜션 고장으로 리타이어했습니다.
운도 따라주지 않는 노리스입니다.47번랩 때 소프트 타이어로 바꾸며 피트인을 했는데, 왼쪽 앞바퀴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시간이 평소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1~2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맥라렌 답지 못한 실수가 나왔습니다. 이 실수로 3위에 있던 오스카 피아스트리(맥라렌)이 2위에 올랐는데, 경기 막바지 팀이 피아스트리에게 노리스와 순서를 바꾸라고 지시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투덜거리지만 결국 바꿔주는 피아스트리입니다.
경기 마지막까지 순위가 유지됐고 베르스타펀이 시즌 세번째, 통산 66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됐습니다.2위는 노리스, 3위는 피아스트리, 4위는 샤를 르클레르(페라리)가 올랐습니다. 홈 경기 안드레아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가 9위, 아이작 하자르는 10위를 하며 1포인트를 얻었습니다. 이번 경기로 베르스타펀은 230포인트를 기록, 2위 노리스와의 격차를 63점으로 줄였습니다.
베르스타펀, 2경기 연속 우승...2위와 44점차로
경기 초반 대이변이 발생했습니다. 피아스트리가 1랩 때 벽에 부딪힌 건데요, 이 사고로 옐로우 플래그와 세이프티차가 나왔습니다. 챔피언십 2위 노리스, 3위 베르스타펀에 상당한 기회가 되는 장면입니다. 1위 피아스트리아 2위 노리스의 챔피언십 점수 차는 31점에 불과합니다.
이날 피아스트리는 경기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스타트 장면 피아스트리 차에 '안티 스톨'(ANTI STALL)이라는 문구가 뜨는데, 이는 주로 스타트나 저속 주행 시 드라이버가 클러치 타이밍을 놓쳐 엔진 회전수가 뚝 떨어지면 발생합니다. 이 기능은 차에 있는 전자 제어 장치(ECU)가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걸 감지하면 클러치를 순간적으로 분리,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잠깐의 차 멈춤 현상도 동반하죠. 엔진 회전수가 떨어지면 시동이 꺼지고 이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차가 이 기능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세이프티차 상황은 4번랩 때 종료됐습니다.
노리스의 불운은 이번 경기에도 이어졌습니다.38랩 때 피트인을 했는데 바퀴를 바꾸는데 또 다시 상당히 오랜 시간, 4.1초가 걸린 것입니다. 정말 빠르면 1초대에도 끊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너무 오래 걸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바로 뒤에 피트인 한 츠노다가 2.2초 정도 걸렸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눈에 띈 선수는 조지 러셀(메르세데스)입니다.러셀은 5위로 경기를 시작했는데 공격적인 움직임과 승부수로 43번랩 만에 2위까지 올랐습니다. 특히 피트인을 할 때 속도를 최대한 줄이지 않은 점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17라운드, 실수를 아예 하지 않았던 베르스타펀이 경기 우승을 했습니다.2경기 연속 우승이자, 시즌 네번째 우승입니다. 러셀이 2위, 사인츠가 3위에 오르며 포디움을 형성했습니다. 시즌 중 트레이드 됐던 로슨과 츠노다는 각각 5, 6위에 올랐습니다. 로슨이 "너에게는 질 수 없어"라고 말하는 듯한 경기 결과입니다.
맥라렌 컨스트럭터 우승 목전...'그로장'은 5년만 복귀
피아스트리 사고로 맥라렌의 컨스트럭터 우승은 다음 경기로 밀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제일 높습니다. 맥라렌의 컨스트럭터 점수는 623점으로 2위 메르세데스 290점과 333점 차이가 납니다. 메르세데스 두 선수가 거의 모든 경기에서 포디움에 오르고, 맥라렌 두 선수가 모든 경기에서 포인트를 얻어내지 못해야 사실상 가능한 상황입니다. 큰 이변이 없다면 18라운드에 컨스트럭터 우승은 확정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다.2020년 큰 사고로 F1 경기장을 떠났던 하스의 로만 그로장이 복귀합니다. 정식 시즌 드라이버로의 복귀는 아니지만, 팀의 2023년형 F1 머신(VF-23)을 가지고 테스트 주행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가 F1 차를 모는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입니다.
베르스타펀이 다시 감을 찾으며 경기가 조금 더 재미 있어질 것 같습니다. 18라운드는 싱가포르로 갑니다. 최근 약간의 부진을 겪고 있는 맥라렌 두 선수가 이 경기에서 반전을 마련할 수 있을지 베르스타펀이 계속 좋은 모습을 유지할지 궁금합니다. 모든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도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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