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진이 동아리 회비 횡령" 단톡방에 허위글 올린 40대 벌금형
파이낸셜뉴스
2025.09.28 09:00
수정 : 2025.09.28 09:00기사원문
명예훼손 혐의…벌금 100만원
재판부 "피해자 비방할 목적 인정"
[파이낸셜뉴스] 동아리 단체 채팅방에 운영진이 회비를 횡령했다는 허위 글을 올린 4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김성은 판사)은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령했다.
그는 테니스 동아리의 회원으로, 피해자 B씨는 2020년 9월부터 2023년 6월까지 해당 동아리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A씨는 그의 배우자가 B씨에 의해 동아리에서 탈퇴되자 불만을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는 2023년 5월경 테니스아카데미 관련 인원 55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에 글을 올려 B씨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어느 시점부터 가입비 5만원 및 정모 레슨비가 B씨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다", "B씨가 재물의 위탁 목적이나 취지에 반해 자기 혹은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처분했다는 제보가 있었다", "특정인으로부터 확인된 바 토요 레슨 정모 시 각 참가자로부터 수취한 레슨 정모비는 강사에게 지급되지 않았다"는 등 B씨가 동아리 회비를 횡령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B씨는 강사에게 지급해야 할 돈을 지급하지 않거나 동아리 회비를 횡령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A씨가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A씨 측은 해당 행위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공공의 이익 실현을 위한 정당한 표현으로 위법성이 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 명예나 사회적 평가를 실추시킬 수 있는 내용인 점 △실제 회원들로부터 제보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정확한 사실 확인 노력 없이 내용을 게시한 점 △비방의 목적이 인정되는 점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현재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이 사건으로 동아리 운영이 종료됐다"며 "다만 피고인이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약식명령의 벌금액은 적정하다고 판단되고 약식명령의 고지 후 양형에 참작할 만한 사정 변경이 없으므로 약식명령의 벌금액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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