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1억달러가 증발”···피해 불어나는 외환 무역사기

파이낸셜뉴스       2025.09.29 06:00   수정 : 2025.09.29 06:00기사원문
올해 상반기 1098만달러..지난해엔 3102만달러
건수는 최근 5년간 1591건...지속 늘어나는 중

[파이낸셜뉴스] 은행을 통한 외환 무역사기거래 피해 규모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300건이 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미 170건 이상을 기록했다. 피해액은 최근 5년 간 1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은행은 통한 외환 무역사기거래 피해 건수는 176건으로 집계됐다. 이 흐름이면 지난해 수치(329건)를 넘어설 전망이다. 2021년부터 계산하면 전체 건수는 1591건이다.

올해 상반기 피해액은 1만981달러다. 지난 2021년부터 따지면 1960만달러, 1906만달러, 1518만달러, 3102만달러로 5년 합산 9584만달러다. 연말이면 1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별로 보면 이메일 해킹을 통한 사기계좌로의 송금 유도가 1518건(95.4%)으로 가장 많다. 피해액은 약 9100만달러로 전체 94.5%를 차지했다.

주로 사기집단이 국내 수입업체와 거래처(해외 수출업체나 송금 수취인) 간 이메일을 해킹한 후 거래처로 가장해 ‘대금 지급계좌가 변경됐다’는 허위 이메일을 보내 무역대금을 사기계좌로 송금토록 하는 방식이다.

기타 수수료 편취 등은 73건(4.6%)에서 약 500만달러(5.5%) 피해가 발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영국, 중국, 홍콩 등 상위 4개국에 대한 피해 금액 규모가 약 60%였다. 다만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포르투갈 비중도 증가세에 있다. 2021~2022년 2.7%였으나, 2023~2025년 상반기 11.9%까지 뛰었다.

피해금액 중 수취인 국적과 수취계좌 국적이 불일치하는 비율은 24%였다. 특히 수취인은 다른 국가지만 수취계좌는 아랍에미리트, 포르투갈 계좌가 이용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은 외환 무역사기는 국경 간 거래 특성상 해외송금 후엔 피해금액 회수가 어렵다며 필수 검토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뿐 아니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에서도 무역사기 예방 및 대응요령, 최근 발생사례 및 사기거래 여부 자가진단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의사항으로는 △무역대금 등 결제계좌가 기존 거래계좌와 동일한지 여부 확인 △상대방이 거래 입찰, 계약 체결 등에 필요한 입찰 등록비, 인증비, 운반비 등 각종 명목의 수수료 요구 시 정당한 업체·기관 및 담당자인지 확인 후 송금 △사기사실 인지 즉시 거래은행에 지급정지 요청 및 KOTRA, 경찰청 신고 등을 통한 금전 피해 최소화 등을 안내했다.

금감원은 주요 은행들과 사기 발생 현황 등을 공유하고 예방대책을 취합·전파해 4·4분기 중 공통 적용하기로 협의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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