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미 직접투자 여력 최대 연 200억달러"...3500억달러 현실성↓
파이낸셜뉴스
2025.09.29 15:05
수정 : 2025.09.29 15:23기사원문
미국 요구 응하면 연평균 1167억달러 필요
외환보유액 사용 시 외환시장 충격 불가피
오기형 "한미 양국, 감내 가능한 수준 합의 해야"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현재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 규모의 직접투자는 현실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달러를 3년 내 집행할 경우 연평균 1167억 달러의 외화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면서 "민간부문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의 한국계 외화채권(KP) 발행 등을 통해 연간 50억달러(7조원)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외환보유액 감소 없이 연간 최대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200억달러로, 이는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의 5.7% 수준에 그친다.
한은 관계자는 "양국 간 대미 투자 관련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단기간에 큰 규모의 외화자금이 집행될 경우 외환수급 상 압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이 요구받은 3500억달러는 일본 사례와 비교해도 과한 수준이다. 일본의 대미투자 규모 5500억달러(770조원)는 일본 경상수지의 2.8배, 순대외금융자산의 15.7%, 외환보유액의 41.5%,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13.7%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이 요구받은 대미투자 규모 3500억달러는 경상수지의 3.5배, 순대외금융자산의 34.0%, 외환보유액의 84.1%, 명목 GDP의 18.7%에 달한다.
오 의원은 “외환보유액의 80% 이상을 선불로 투자하라는 요구는 한국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한·미 양국은 현실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에서 합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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