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어브리지 “강달러 시대 전환점… 글로벌 자산배분 새 국면 진입”

파이낸셜뉴스       2025.10.01 16:24   수정 : 2025.10.01 16:24기사원문
올해 상반기 달러지수(DXY) 10.7% 급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6개월
환헤지 확대·쌍둥이 적자 부담 등이 달러 약세 유발



[파이낸셜뉴스] 프랭클린템플턴 산하 글로벌 주식 운용사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15년간 이어진 미국 달러 강세 기조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1일 클리어브리지는 ‘달러, 여기서 멈출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근 약세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올해 상반기 10.7% 하락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반기 성적을 기록했다.

1967년 이후 모든 6개월 구간과 비교해도 하위 10%에 해당하는 급락이다.

이러한 약세의 주요인으로는 해외 투자자의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 확대가 꼽혔다.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올해 5월 미 국채를 1470억달러 매입했는데, 이는 1977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4월에 소폭 자금 유출을 보였던 미국 주식은 5~6월 해외 투자자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며 반등했다. 미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 않은 만큼, 현재까지의 달러 약세에는 환헤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했다.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로 대표되는 ‘쌍둥이 적자’ 역시 구조적 부담으로 지목됐다. 2009년 중반 이후 누적된 미국의 쌍둥이 적자는 11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최근 통과된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으로 향후 수년간 미국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6~7% 수준에 고착될 전망이다. 반면 다른 주요국들은 여전히 재정 확장 여력이 있어 미국의 제약이 두드러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번 약세가 구조적 전환이 아닌 경기순환적 요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흔들었지만, 여름 이후 무역협정 체결로 긴장은 완화됐다.
또한 미국의 구조적 강점은 여전히 달러를 지지하는 요소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달러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프 슐츠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 경제 및 시장 전략 총괄은 “지난 50년간 달러와 주식 수익률 간 긴밀한 연관성을 고려할 때, 달러의 향방은 향후 지역별 주식시장의 주도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체제 전환이 이미 시작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비(非)미국 주식 비중을 재검토하고 글로벌 분산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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