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얼굴에 비늘"…전신은 두꺼운 노란색 막, 이유가
파이낸셜뉴스
2025.10.13 05:20
수정 : 2025.10.13 0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명 중 단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 질환인 '선천성 어류비늘증(Congenital Ichthyosis)'을 앓고 있는 한 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이는 태어날 당시 온몸이 노란색 막에 뒤덮여 충격을 안겼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 보도 등에 따르면 셰필드에 거주하는 리애나 벤틀리 씨(35)는 임신 기간 중 태아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 불안감을 느꼈다.
이때 태어난 아기 케이든은 출산 직후 전신이 두꺼운 노란색 막으로 덮여 의료진을 놀라게 했다. 리애나 씨는 당시 상황을 두고 "노란 왁스에 갇힌 움파룸파(영화 속 캐릭터) 같았다"고 회상했다.
결국 의료진은 케이든을 즉시 격리하여 집중치료실로 옮겼다. 검사 결과 케이든은 태어날 때부터 각질 형성 과정에 유전적 결함이 있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벗겨지는 희귀 질환인 '선천성 어류비늘증(CIE)'으로 진단받았다.
케이든은 투명하거나 노란빛을 띠는 왁스 형태의 막으로 전신이 덮이는 '콜로디온 막(collodion membrane)'에 싸인 채 태어난 것이다. 해당 막은 통상 수일에서 수주 내에 벗겨지지만, 이후 극심한 염증과 홍반이 발생한다.
피부 장벽 거의 기능하지 않아…태어난 지 2주 만에 첫 포옹
케이든의 병원 기록에 의하면 그는 피부 장벽이 거의 기능하지 않아 태어난 직후부터 습도와 온도가 조절되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했다.
이는 체온 유지와 수분 손실 방지가 어렵고, 외부 세균 노출 시 감염 위험이 치명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리애나 씨는 케이든을 처음 안아볼 수 있었던 것은 태어난 지 2주가 지난 후였으며, 감염 위험 때문에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피부가 매우 약하여 입맞춤조차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집에 돌아온 후에도 고강도 간호는 계속됐다. 케이든은 매일 두 시간마다 전신에 보습제를 발라야 했다. 45분간의 목욕과 처방약 투여가 하루 일과를 차지했다. 리애나 씨는 아들의 피부가 늘 붉고 건조했다. 각질이 벗겨질 때마다 고통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현재 케이든은 온도 변화나 미세 감염에 노출될 위험 때문에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한다. 집은 항상 20℃의 일정한 온도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 6세가 된 케이든은 매일 수시간 동안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
피부가 비늘처럼 갈라지는 희귀 유전 질환
선천성 어류비늘증은 태어날 때부터 피부 각질 형성에 문제가 생겨 각질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벗겨지지 않아 피부가 비늘처럼 갈라지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이 질환의 심한 형태는 신생아가 전신을 덮은 두꺼운 콜로디온 막에 싸인 채 태어나는 '콜로디온 베이비'이다.
막은 피부 장벽 기능을 약화시켜 체온 유지 및 수분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감염 위험을 급격히 높인다. 지속적인 보습, 각질 제거, 감염 관리 등이 치료의 핵심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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