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돌아왔다…삼성전자 '10조 클럽' 재입성

파이낸셜뉴스       2025.10.14 09:37   수정 : 2025.10.14 09:37기사원문
잠정 영업이익 12.1조원, 5분기만에 10조 회복
범용 D램 가격 상승, HBM 공급 확대로 실적 개선
파운드리·시스템LSI 시스템 반도체도 적자 폭 줄여
내년 실적 긍정적, AI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으로 호황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데에는 반도체(DS) 사업 부문의 실적 반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범용 D램 가격이 오르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도 출하량을 본격적으로 늘리면서다. 시스템반도체의 적자 규모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HBM4(6세대) 양산과 함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지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활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범용부터 HBM까지…메모리 D램이 실적 견인




삼성전자는 올해 3·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2·4분기 10조4400억원 이후 다섯 분기 만에 10조원대 회복이자 2022년 2·4분기 14조1000억원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86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 8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을 5조원 후반대로 보고 있다. 특히 D램에서만 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HBM 사업의 정상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을 포함한 서버용 고성능 D램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인 더블데이트레이트(DDR)4의 가격이 DDR5를 넘어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3·4분기 HBM3E(5세대) 12단 제품의 고객사를 다변화하며 출하량 확대에도 성공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와 일찌감치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브로드컴 등 주문형 반도체(ASIC)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아픈 손가락' 시스템반도체 영업적자 폭 감소 중




DS부문의 '아픈 손가락'인 시스템반도체 실적 개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는 올 3·4분기 약 9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2·4분기 약 2조원대 중반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고객사 확보, 가동률 개선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줄면서 영업적자 폭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LSI사업부는 3·4분기 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 '엑시노스2600' 양산을 시작했고, 새 플래그십 폰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돼 안정적인 성과를 보일 경우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수요 증가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700조원 규모인 오픈AI의 초거대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던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HBM 출하량 확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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