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엄마에게 '명예사원증' 건넨 MBC 사장 “진심으로 위로·사과”
파이낸셜뉴스
2025.10.15 13:58
수정 : 2025.10.15 13: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MBC가 지난해 9월 사망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유족에 정식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안형준 MBC 사장은 15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유족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꽃다운 나이에 이른 영면에 든 오요안나씨 명복을 빈다"며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장씨는 고인의 이름이 새겨진 명예사원증을 받고 눈물을 쏟았으며, 안 사장은 장씨와 포옹하고 위로를 건넸다.
안 사장은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기도 하다"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명예사원증을 받아 든 고인의 어머니 장씨는 울먹이며 "우리 요안나는 정말 MBC를 다니고 싶어 했고, MBC에 입사해서 열심히 방송했다"며 "(딸이) 세상을 떠나고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MBC에 대해 너무나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발표한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 도입, 기상캐스터 프리랜서 폐지안이 앞으로 어떻게 실현될지 꼭 지켜보겠다"며 "하늘에 있는 요안나와 함께 MBC의 제도 개선 노력을 지켜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전에는 오요안나를 추모하며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안 사장과 고인 어머니 장연미씨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장씨는 고인 명예사원증을 받고 눈물을 쏟았다. 안 사장은 장씨와 포옹하며 위로를 건넸다.
MBC는 합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날 개최된 대국민 기자회견 및 고인에 대한 사과, 제도 개선 약속, 명예 사원증 수여를 포함해 ▲MBC 본사 내 추모 공간 마련 ▲기존 기상캐스터 직무 폐지 및 기상기후 전문가 전환 ▲유족 보상 별도 합의 ▲농성장 정리 등을 담은 잠정 합의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2021년 MBC에 입사했으며, 지난해 9월 세상을 등졌다. 유족은 고인이 직장에서 폭언과 부당한 지시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해왔으며 28일간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MBC를 상대로 진행한 특별근로감독 결과에서 고인에 관한 "조직 내 괴롭힘이 있었다"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는 않아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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