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설악산 테이프' 살인…그 뒤엔 캄보디아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10.19 10:59
수정 : 2025.10.19 10: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봄 강원도 설악산 인근에서 손발이 테이프로 묶인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이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투자 사기와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SBS는 설악산에서 발견된 기괴한 시신과 최근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캄보디아 범죄 조직 사이 연결고리를 보도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경부 압박 질식사였다.
경찰 수사를 통해 피해 여성은 60대 강모씨인 것으로 확인됐고 지인인 50대 남성 오모씨는 "자신을 강씨의 동업자"라고 알린 뒤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강씨는 투자 권유를 하던 유령 회사 직원이었고 자신이 사기 조직에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중 오씨에게 '자신을 살해해 달라'고 범행을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와 오씨 등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투자 사기는 정모씨가 기획했다.
정씨는 '글로벌 골드필드(GGF)'라는 영국 본사 명의의 회사를 내세워 "송금과 봉사활동을 하면 가상화폐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실제 영국 본사도, 회장 '존 에드워드'란 인물도 모두 허구였다. 사기 피해자는 2000여 명, 피해액은 2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10층 규모 호텔을 임대해 무장 경비를 배치하고 이를 사기 조직의 지휘 거점으로 삼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지난 7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강씨를 살해한 오씨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권상표 부장판사)는 지난 9월 4일 A씨에게 촉탁살인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양손과 다리를 테이프로 묶어 잔혹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살해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피해자는 사망이라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보았고, 유족들 역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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