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9일 만에 붕괴 위기…트럼프 중재 효과 시험대

파이낸셜뉴스       2025.10.20 05:16   수정 : 2025.10.20 05:16기사원문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성사된 1단계 휴전 균열
이스라엘군, 라파 등 하마스 거점 공습하며 강경 대응 전환
휴전 유지 여부가 트럼프 외교 신뢰도 시험대로 부상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휴전 협정 위반을 비난하며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뤄진 휴전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AFP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늘 오전 하마스의 노골적인 휴전 협정 위반에 대응해 가자지구 남부의 하마스 테러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테러에 활용되는 터널과 무기고를 겨냥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수십건의 공격을 수행한 뒤 이날 밤 휴전 협정 이행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협정을 계속 유지하고 어떠한 위반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지난 10일 발효된 1단계 휴전이 시행 9일 만에 가장 위태로운 국면에 놓였다.

앞서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 라파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포병을 동원해 라파 공습을 수행했다고 확인했다. 군은 휴전 합의에 따라 테러 인프라를 해체하던 중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들의 대전차 미사일과 총기 공격을 받았다며 "중대한 협정 위반에 대응해 공습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 전투에서 자국군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휴전 이후 이스라엘 측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옐로라인(협정에 따른 이스라엘군 철수선) 안에 있던 우리 군에 최소 세 차례 발포했다"며 "추가 공습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휴전 위반 직후 요아브 카츠 국방장관 등 고위 안보당국자들과 회의하고 "가자지구의 테러 목표물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카츠 장관은 "하마스는 휴전을 위반할 때마다 막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엑스(X)에 "하마스가 변하고 협정을 지킬 것이라는 오판은 위험한 착각으로 드러났다"며 "총리에게 완전한 적대행동 재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협정 위반을 이유로 가자로 향하는 인도적 지원 이송도 ‘추후 공지 시까지’ 중단했다. 전날에는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검문소 폐쇄 연장도 발표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을 수행하기 전 미국 정부에 사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하마스의 휴전 위반이 임박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가 있다"며 "공격이 발생하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이러한 비난을 전면 부인했다. 성명에서 "허위 비난은 이스라엘의 기만적인 선전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이스라엘은 살인, 납치, 구호 트럭 약탈, 민간인 강도를 수행하는 범죄단을 조직하고 무장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또 "이스라엘이 전쟁 재개 구실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고위 인사 이자트 알리시크는 텔레그램을 통해 "하마스는 협정에 전념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스라엘이 근거 없는 주장으로 범죄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가자지구 전역에 걸친 휴전 포함 모든 합의를 이행 중이며, 라파 지역 충돌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날 공습으로 최소 3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FE통신은 남부 라파 충돌 이후 공격이 가자 전역으로 확산했다고 전했다. 현지 N12방송은 이스라엘 공군이 약 20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와이넷은 이스라엘군이 인질 안전을 이유로 그간 공격하지 않던 난민캠프 일부도 타격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51명이 사망, 15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인질 및 사망자 시신 송환 문제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을 모두 돌려보냈지만, 사망자 시신 송환 시점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전날 밤 하마스는 인질 시신 2구를 추가 송환했으며 이스라엘인은 로넨 엥겔, 태국인은 손타야 오크카라스리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마스가 인계한 시신은 총 28구 중 12구로 늘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전달한 시신 중 1구는 인질 유해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알카삼 여단은 이날 이스라엘 인질 시신 1구를 수습했으며 "가능하다면 13번째 시신을 추가 인계하겠다"고 했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집트 중재자들과 회의를 위해 카이로에 도착했다. 가자 휴전 위기 해법 논의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20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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