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전 장관 “택시서 계엄 선포 듣고 개그 프로인 줄...요건 안 돼”
파이낸셜뉴스
2025.10.20 15:05
수정 : 2025.10.20 15:05기사원문
“요건 성립 안 돼 찬성할 수 없었을 것”…한덕수 재판서 증언
[파이낸셜뉴스]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일 택시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듣고 “개그프로인 줄 알았다”며 당시 계엄 선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0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안 전 장관과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어 특검이 ‘비상계엄 요건이 갖춰졌다고 보느냐’고 묻자, 안 전 장관은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국무회의에서 논의했다면)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서 비상계엄에 찬성할 수 없고 안 되는 이유를 여러 번 설명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개그프로에서 하는 말 같았다고 했는데, 예컨대 총리 비서나 청와대 담당관 등에게 (계엄선포 사실을) 확인하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러던 차에 차관이 연락 와서 실제 비상계엄이 발효된 게 맞다고 해서 바로 차관과 1급들 회의를 소집해서 하러 갔다”고 답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한 전 총리 변호인이 “계엄 선포 전 회의와 달리 해제 회의를 ‘회의’라고 진술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묻자, 안 전 장관은 “(해제 회의는) 통보 절차가 국무조정실장이 전 각료에게 소집 통보를 하는 방식이었다”며 “앞의 경우(계엄 선포 당시 회의)와는 절차가 많이 달랐다. 앞에는 말이 안 되는 거라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신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검은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할지 검토한 뒤 재판부에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또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김정환 전 대통령실 수행실장을 다음 기일 증인으로 신청했고,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증인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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