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대출 '용도 외 사용' 48억...326명이 8만社 관리"

파이낸셜뉴스       2025.10.21 09:44   수정 : 2025.10.21 14:01기사원문
대표자 개인유용·관계사 대여 등 반복…회수율 35% 불과
2018년 전용계좌 제도 도입 이후에도 20건·46억원 발생
점검인력 1인당 252개社 관리…"상시 관리·감독 이뤄져야"



[파이낸셜뉴스] 기술보증기금이 최근 10년간 보증한 기업 가운데 대출금 48억원이 목적 외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심사와 사후점검 제도가 존재함에도 유사 사례가 매년 반복되면서, 내부 통제 부실과 점검 인력 과부하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보증부 대출금 용도 외 사용이 확인된 건수는 총 26건으로, 규모는 48억2000만원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대표자 개인유용 6건 △관계기업 대여 및 가수금 상환 7건 △주식·자사주 매입 3건 △기타(횡령·컨설팅비 지급 등) 10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A사는 대출금 1억원을 대표자 개인 계좌로 유용했다가 파산 절차를 밟고 있으며, B사는 관계사에 자금을 대여해 분할해지약정을 체결했다. 또 다른 기업은 대출금 10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다 적발돼 보증이 해지됐다.

기보는 해당 기업들에 대해 △보증해지 △회수 △채권보전조치 등을 실시했다. 중대한 위반 사례는 가압류, 지급명령, 강제경매 등 법적 절차로 이어졌다. 일부 기업은 현재 개인회생이나 새출발기금 절차를 밟고 있다. 회수금액은 16억9000만원으로, 전체의 약 35% 수준이다.

기보는 “용도 외 사용은 전체 보증(연 2만여건) 대비 극히 일부에 해당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대부분은 일시적 자금난 등 예외적 사유로 발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기보는 재발 방지를 위해 2018년부터 대출금 전용계좌 제도를 운영 중이다. 모든 연대보증 면제 보증은 해당 계좌를 통해서만 자금이 집행되며, 실행 후 6개월간 거래내역을 수신받아 사용내역의 적정성을 점검한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인 2019~2024년에도 20건(46억7000만원)이 넘는 용도 외 사용이 발생했다. 기보 관계자는 “영업점 담당자가 대출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등 이상 거래를 확인하면 차주에게 소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수십억원대 보증금이 사실상 공적 자금으로 조성돼 있다는 점에서, 자금 유용에 대한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기보의 사후점검 체계는 영업점 담당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기보의 보증관리 영업점 담당자는 326명, 보증기업은 8만1975개사로, 1인당 평균 252개 기업을 관리하고 있다.

기보는 현장 담당자가 기업 상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 별도 전담조직 신설보다 현재 체계가 효율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1인이 수백개 기업을 관리하는 구조로는 정밀 점검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보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기관으로써, 보증부 대출금이 정해진 목적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보증 신청 단계에서부터 자금 사용 목적과 제한 사항을 명확히 안내하고, 사후적으로도 상시적인 관리·감독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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