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은 차'와 '닫힌 시장'…GM·트럼프가 그리는 美 자동차의 미래

파이낸셜뉴스       2025.10.23 11:49   수정 : 2025.10.23 11:49기사원문
GM, 2028년 캐딜락 SUV에 전방주시 없는 자율주행 첫 적용
구글 AI 적용 차량 예고하기도
한편 트럼프, "중대형 트럭 관세에 GM 회장 내게 감사 인사"

[파이낸셜뉴스] 미국 자동차 산업이 기술 혁신과 보호무역이라는 두 바퀴로 동시에 굴러가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2028년 '눈 감고 달리는' 자율주행차를 예고하며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을 제시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대형 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섰다. 인공지능(AI)과 관세 장벽, 서로 다른 전략이지만 두 움직임은 모두 '미국 차 패권'을 지키기 위한 한 축으로 맞물리고 있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GM은 향후 출시될 차량에 대폭 개선된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발표에 따르면, GM은 오는 2028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전방 미주시(eyes-off)' 상태로 주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GM 측이 밝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의 자율주행 기능은 현행 GM의 수퍼 크루즈가 제공하는 '핸즈프리' 자율주행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고속도로 등 특정 주행 조건 아래서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주행 기능을 가리킨다.

GM은 "자사는 이미 북미에서 60만마일(약 100만km) 길이의 핸즈프리 도로를 지도화했으며, 고객들이 슈퍼 크루즈로 7억마일(11억3000만km)을 주행했지만 시스템에 기인한 사고는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GM은 "테슬라처럼 화상에만 의존하는 시스템과 달리, GM의 접근 방식은 차량 설계에 통합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를 사용한 중복성을 기반으로 구축됐다"며 "슈퍼 크루즈에 반영된 GM의 기반은 이 같은 복잡한 운전자 보조 기술이 안전하게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GM은 이날 발표에서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적용한 대화형 AI 기능을 내년 출시하는 차량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GM은 "운전자는 이 기능을 이용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단골 커피숍 인근의 전기차 충전소로 가는 길을 찾아달라는 식의 내비게이션 경로 설정을 동승자와 대화하는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사전 정비 주기 감지 △출발 전 차량 공조장치 가동 △운행 경로상 레스토랑 추천 등의 기능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알려졌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중·대형 트럭에 대한 관세를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기고 있다"며 관세 정책의 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앞서 그는 11월 1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대형 트럭과 그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라고 지시하는 포고문에 지난 17일 서명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메리 바라 GM 회장이 방금 나에게 전화해 내가 중·대형 트럭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감사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GM의 주가가 폭등했다"며 "그는 '관세가 없었다면 미국의 트럭 및 자동차 제조사들에는 아주 힘들고 긴 싸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에게 '아주 간단하다. 이것은 국가 안보 문제다. 관세가 있으면 우리는 강력한 경제와 나라를 갖게 된다.
관세가 없으면 정확히 그 반대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GM의 '눈 감은 차'와 트럼프의 '닫힌 시장'은 각각 기술 혁신과 산업 보호라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결국 목표는 하나다. 두 축의 시너지로써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미국 영향력 확대를 노린 행보라고 볼 수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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