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날 극초음속 '화성-11마' 시험 발사 "APEC 앞둔 북한식 무력 현시"
파이낸셜뉴스
2025.10.23 12:03
수정 : 2025.10.23 12:03기사원문
韓 방공망 무력화 의도 "방공망 무력화 저고도 변칙 기동 시도"
김정은 참관 없어…軍 "극초음속 핵심 변칙 기동 없었다" 판단
전문가 "세계의 관심, 성과에 영향 없도록 억제력 강화 조치 필요"
"北 도발, 북미 회동에 미칠 가능성 타진...방책 마련 노력 필요"
23일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전날 새로운 무기체계인 극초음속비행체 두 발을 시험 발사했다며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발사된 극초음속비행체는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 목표지점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발사지점과 탄착지점의 거리는 약 400㎞다.
북한은 이날 구체적인 미사일 기종이나 세부 제원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신형 극초음속 비행체라고 언급한 것으로 미뤄볼 때 이달 초 처음 공개된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우리 군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이 평양 인근인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발사됐으며, 해당 미사일이 약 350km 비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군은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궤적에서 고도와 방향을 불규칙하게 바꾸는 변칙 기동은 식별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11마는 이달 초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지난 10일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과 함께 재차 등장하기도 했다.
화성-11형은 북한의 대표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의 제식 명칭인데, 공개된 화성-11마는 KN-23의 발사체에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형태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확보 수준을 평가하긴 이르다면서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저고도 극초음속 활강 성능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정확도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한미 방공망을 무력화를 위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통상 대기권 안에서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면서 변칙 기동하는 특성을 지녀야 극초음속 미사일로 분류된다.
탄도미사일만큼 빠른 속도에 순항미사일만큼 낮은 비행고도를 결합하고 변칙 기동성까지 부여함으로써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어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벌인 열병식에서 등장시킨 무기를 빠르게 고도화, 현시한다는 셈법과 동시에 경주 APEC 계기에 북미 정상회동 가능성에 대한 북한식 반응이라고 평가·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 대사대리를 교체할 정도로 김정은과의 회동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호응이 묘연한 상태에서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로 반응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즉 김정은으로서는 ‘비핵화’가 회동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압하고, 9차 당대회에서 내놓겠다고 밝힌 ‘핵-재래식 무기 병진정책’ 설계의 여건조성을 동시에 노린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은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저하되거나 한반도에 대한 안보 우려가 회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억제력 강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북미 회동에 미칠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주도적으로 방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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