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지우는 中… 역외 위안화 대출·예금·채권 5년새 4배로
파이낸셜뉴스
2025.10.26 17:59
수정 : 2025.10.26 17:59기사원문
글로벌 금융시장 기축통화 야심
외국인들 위안화 자산 투자 유도
해외 교역에서는 달러 대신 사용
개인송금 등 국제결제 50% 넘어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2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중국은 외국인 투자 유인책도 펴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위안화 표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위안화의 이런 금융 시장 역할보다는 무역에서 결제 통화로 활용되는 역할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달러를 무기화하고 있는 미국 등의 공세를 막겠다는 의도다. 달러 무기화의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23일 유럽연합(EU)의 제재다. 미국이 러시아 석유 추가 제재에 나서자 EU는 중국과 홍콩 은행, 기업 10여 곳에 제재를 가했다. 이들이 러시아의 드론과 기타 무기 부품 공급을 도왔다는 혐의였다.
■역외 위안화 대출 등 급증
중국은 위안 세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통화당국인 외환관리국(SAFE)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이 보유한 역외 고정수익자산(채권) 규모는 지난 10년간 2배 넘게 급증해 1조5000억달러(약 2159조원) 넘는 규모로 불어났다. 이 전체 대외 채권 자산 가운데 위안화 표시 채권 자산 규모가 6월 말 현재 4840억달러에 육박했다. 여기에는 위안화 대출과 예금도 포함돼 있다. 그 규모는 2020년 1110억달러에서 6월 말 3600억달러로 3배 넘게 폭증했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부르는 국제결제은행(BIS) 추산으로도 개발도상국들의 위안화 대출은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4년 동안 3730억달러 증가했다.
BIS는 "2022년이 전환점이었다"면서 "이때를 기점으로 개도국들이 달러와 유로 중심 신용에서 위안화 중심 신용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스위프트 대신 킵스
역외 청산 은행들, 국내외 은행들 간 네트워크를 통해 위안화 사용을 늘리고, 전 세계 교역국들과 통화 스와프를 통해 위안화 비중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달러 금융의 핵심 수단인 국제 결제 시스템 스위프트(SWIFT)에 대항해 위안화 국제 결제 시스템인 킵스(CIPS)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킵스를 통한 결제는 10년 전만 해도 무시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매 분기 40조위안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의 버트 호프먼 교수는 이는 지급결제 시스템이 중국 위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라면서 달러 중심의 글로벌 통화 시스템을 다극화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결제 교역 급증
중국은 특히 위안화를 교역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이런 노력은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위안화 결제 규모는 지난 10년간 월 1조위안이 넘었고, 상품 및 서비스 수출입 총액에서 위안화로 결제되는 비중은 이제 약 30%로 확대됐다. 또 상품 및 서비스 교역을 포함해 자본 거래, 투자, 금융거래, 개인 송금 등 모든 국제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런 위안화의 비중 확대 걸림돌은 역설적이게도 중국 당국의 자본 통제다. IMF에 따르면 올해 초 각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1%에 그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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