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네이버·AWS 대표 "AI, 가장 중요한 건 인프라" 이구동성

28일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AI 개발에 인프라 필수, 협력도 필요"

【경주(경북)=권준호 기자】 SK텔레콤, 네이버, 아마존웹서비스(AWS) 대표들이 "AI 발전을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과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맷 가먼 AWS 최고경영자(CEO) 등은 28일 경주 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공식 부대행사인 '퓨처 테크 포럼'에 나란히 참석해 AI 생태계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AI, 글로벌 협력 필요하다"

유 사장은 "대한민국 AI 3강 비전 실현을 위해서는 AI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이 핵심"이라며 "SK그룹은 AI시대 핵심인 반도체, 에너지, 통신 등 3대 분야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국내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AWS, 오픈 AI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이 소개한 SK그룹 AI 전략은 '자강'(自强)과 '협력'(協力)이다. 자강의 경우 최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자로 선정된 수조 파라미터 규모 초거대 모델의 자체 개발을, 협력은 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언급했다. 그는 "소버린 AI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다"며 "우선적으로 일본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도 AI 발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각국이 자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며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일본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데이터센터·AI 인프라를 직접 설계·운영하며 자립형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며 "춘천·세종을 비롯해 일본·유럽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AI 일국 독자 개발, 불가능"

가먼 대표는 AI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면서도 "이미 전 산업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WS는 APEC 지역 전반에 걸쳐 대규모 자본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서는 SK와 협력해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설립 중이다"며 "해당 센터는 한국 기업과 기관이 고성능 AI 인프라를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 경제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가먼 대표도 한 나라가 모든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기술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다"며 "파운드리는 대만 TSMC, 메모리는 한국, 클라우드는 미국 등 각국의 핵심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완전한 AI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개입 없이도 목표를 설정하고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에 대해서는 "이제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AWS 내부 사례로 과거 100명이 18개월 걸리던 프로젝트를 AI 코딩 도구를 활용해 5명이 60일 만에 완성한 경험을 소개했다. 가먼 대표는 "향후 AI 활용 가치의 80~90%가 에이전트형 AI에서 나올 것"이라며 “AI는 인력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직원의 생산성을 10배 향상시키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mail]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