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 42.8% ‘역대 최대’

파이낸셜뉴스       2025.10.29 12:00   수정 : 2025.10.29 12:00기사원문
한국은행 2024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
지난해 기업 10곳 중 4곳은 이자 못 갚아
중소기업 등 비우량기업 수익성 악화 영향
반도체 호조에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반등

[파이낸셜뉴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조세에 힘입어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영업 적자에 내몰린 기업이 늘어난 결과다.

■이자비용 감당 어려운 기업 비중 ‘사상 최대’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4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6만1336곳의 이자보상비율은 전년 191.1%에서 2024년 244.1%로 상승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매출액 영업 이익률이 높아지면서 동반 상승했다.

문제는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비중이 42.8%로 전년 대비 0.6%p 올랐다는 것이다. 100% 미만이면 영업을 통해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 못 한다는 뜻이다. 3년 전과 비교하면 2.3%p나 급증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30.5%에서 29.4%로 하락하고 300~500% 미만 비중은 7.2%에서 7.0%로 떨어졌다. 100~300% 미만 비중은 20.0%에서 20.8%로 상승했다.

문상윤 한은 경제통계1국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이자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으나 중소기업과 같은 비우량기업의 경우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며 “다만 무차입 기업 비중도 상당폭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할 경우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역대 최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전성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120.8%에서 119.9%로 하락했다. 지난 2020년(118.3%) 이후 최저치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도 31.4%에서 31.0%로 감소했다.

■반도체 호조에 전체 성장성·수익성 지표는 개선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2023년 -1.5%에서 지난해 3.7%로 상승했다. 2010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전년과 비교하면 상당폭 개선됐으나, 장기평균(2010~2024년)인 5.7%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같은 기간 -2.3%에서 4.6%로 반등했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단가·물량 상승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이 상승했다. 비제조업의 경우 운수·창고와 도·소매를 중심으로 전년 0.9% 역성장에서 지난해 2.9% 성장으로 전환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2023년 -4.3%에서 2024년 3.4%로 상승했다. 중소기업도 2.8%에서 4.1%로 상승한 가운데 중기업도 같은 기간 -1.0%에서 1.0%로 상승했다. 한은은 올해부터 중소기업을 매출액을 기준으로 중기업과 소기업으로 세분화하여 신규 공표키로 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 이익률은 3.5%에서 4.6%로 상승했다.
지난 2021년(5.6%)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세전 순이익률도 같은 기간 3.8%에서 4.3%로 반등했다.

문 팀장은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은 반도체 중심의 일부 제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올해도 반도체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지표에는 제약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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