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빠진 자리서 '다자주의 연설'…아·태 리더십 과시
파이낸셜뉴스
2025.10.31 14:35
수정 : 2025.10.31 14:34기사원문
APEC 본회의 불참한 트럼프 대신 시진핑이 주도권 발언
"FTAAP 건설" 제안, 중국 중심의 지역 협력 강조
WTO 개혁·RCEP·CPTPP 활용 등 구체적 로드맵 제시
[파이낸셜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자무역과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미국의 일방주의 노선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중국 중심의 지역 협력 구도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APEC이 경제성장을 촉진해온 초심을 굳게 지켜야 한다"며 "개방 발전의 기회를 공유하고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 "첫째, 다자 무역시스템을 함께 지키자"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의 권위와 효율성을 높이자"고 말했다. WTO 개혁의 방향을 분명히 하고, 최혜국대우와 비차별 원칙을 유지하며,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둘째, 개방형 지역경제 환경을 함께 만들자"며 무역·투자 자유화, 금융 협력 심화, 지역 경제 일체화 추진을 제시했다. 그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기회를 잘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건설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또 "산업망·공급망 안정을 함께 지키자", "무역의 디지털화·녹색화를 함께 추진하자", "보편적·포용적 발전을 함께 촉진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최빈국 수교국의 100% 세목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수교국에도 같은 조치를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은 각국과 공동 발전하고 공동 번영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만 참석한 뒤 본회의에는 불참한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이 관세정책을 강화하며 다자기구의 역할을 축소하는 흐름 속에서 시 주석이 '다자주의 수호자'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행보로 평가된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8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주창하며 주권 평등과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또 9월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도 북중러 연대와 다자주의를 내세워 반서방 메시지를 강화한 바 있다.
#시진핑 #APEC부산 #다자무역 #RCEP #CPTPP #FTAAP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