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회식의 계절, 올 연말도 택시 잡느라 추위에 '덜덜?'

파이낸셜뉴스       2025.11.10 10:58   수정 : 2025.11.10 13:30기사원문
심야엔 개인택시 '멈춤', 법인택시는 인력난
개인택시 고령화·호출앱 구조적 문제 겹쳐
"혁신 서비스로 악순환 끊어야"





[파이낸셜뉴스] 연말 회식이 몰리는 11~12월, 올해도 서울 도심의 ‘택시 전쟁’이 되풀이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최근 2년간 심야택시 확대 등 대책을 내놨지만, 개인택시 고령화와 수익구조 왜곡, 호출앱 독점 등이 맞물리며 시민 체감 개선은 여전히 미미하다. 제한된 면허 구조가 유지되는 한, 단순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택시난 해소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행 규제 틀을 유지한 채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특정 업체에 한정돼 있는 고급택시(플랫폼택시) 사업 허가를 개방하고 고급·야간 서비스 중심의 시장을 다층화해야 한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면허를 새로 풀지 않고도 혁신 사업자를 유입시키면 서비스 다양화와 기사 수익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지역별 택시 면허 수 및 운행률'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서울의 개인택시 수는 4만9061대로 법인택시 수(2만2567대)의 2.2배에 달한다.

개인택시는 법인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회식·귀가 승객이 몰리는 심야 시간대에는 운행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시간대별 운행률을 보면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 개인택시는 오후 7시부터 운행률이 48.4%로 떨어지기 시작해, 오후 11시에는 39.2%까지 내려간다. 이후 새벽 시간대(2시~6시)에는 19.9~28.2% 수준에 머문다.

반면 법인택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내내 40~50%대를 유지하다가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60%대로 오히려 상승한다. 서울시가 2023년과 지난해 심야택시를 각각 2500대, 1000대 늘렸지만 운행률이 낮은 개인택시가 전체 택시의 69%를 차지한다.

택시운전자 고령화도 개선 사안 중 하나로 제시된다. 현재 서울시 개인택시 기사의 평균 연령은 65세다. 사고가 발생하면 면허를 박탈당하기 때문에 이들은 궂은 날씨나 심야 운전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법인택시가 공백 일부를 메우고 있지만, 신규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법인택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 달에 250만원~300만원 이상을 벌기 힘들다"며 "고생한 만큼 수익을 얻기 힘들다 보니 택배나 배달 기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택시총량제' 영향으로 개인택시 면허의 재산가치가 최대 1억원에 달하면서 운전을 하지 않는 고령 기사들이 면허를 내놓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야간 운행이 가능한 젊은 기사들의 택시업계 진출 통로가 사실상 막혀 있는 셈이다.

택시 호출의 90%가량을 카카오택시 등 온라인 앱이 점유한 가운데 목적지가 표시되면서 기사들이 단거리 승객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등 현장의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민주당 박홍근 의원의 주도로 발의된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이 좌절되고, 차별화된 서비스 대신 '택시를 빨리 잡기 위해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하는' 기형적 현상이 굳어졌다.

전문가들은 택시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법인택시 및 개인택시의 신규 유입을 독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허가된 차만 몇 대 이상 나와야 한다' 등의 규제를 풀고, 타다처럼 가격이 높더라도 소비자들의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가 나오도록 해 택시 운전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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