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조6천억 들여 獨에 최초 AI단지 짓는다

엔비디아가 독일에 10억유로(약 1조6000억원)를 투입해 세계 최초의 산업용 인공지능(AI) 단지를 조성한다. 엔비디아와 독일 통신사 도이체텔레콤은 4일(현지시간) 내년 1·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AI 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에 구축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GTC)에서 "유럽에 세계 첫 산업용 AI 클라우드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된 것이다.

이번 플랫폼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개가 탑재된 서버 1000여대가 설치된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AI 엔터프라이즈' '옴니버스' 등 주요 소프트웨어가 구동된다.

도이체텔레콤은 이 플랫폼이 완공되면 독일 내 AI 연산 성능이 약 50%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소비자용이 아닌 제조업·의료·에너지·제약 등 산업 부문을 위한 기업용 AI 인프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유럽 내 강력한 데이터 규제를 감안해 데이터의 역외 유출을 차단하는 '주권 AI' 원칙이 적용됐다. 모든 데이터는 독일 내에서만 저장·처리된다.

초기 고객사로는 독일 기술기업 지멘스가 참여한다. 지멘스는 자동차 제조사 대상 AI 시뮬레이션 서비스에 이번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다.

AI 검색기업 퍼플렉시티, 로봇기업 애자일로보츠, 드론제조사 퀀텀시스템스 등 10여개 기업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황 CEO는 "미래의 제조업체는 두 개의 공장을 갖게 될 것"이라며 "하나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이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를 구동하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공장이다. 이 AI 클러스터는 '지능의 공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