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위급해요" 구급차 방송에도 길 막은 경찰차...산모·아이 모두 숨져
파이낸셜뉴스
2025.11.06 07:02
수정 : 2025.11.06 08:40기사원문
논란 커지자, 경찰 "구급차 인지 못해" 해명
[파이낸셜뉴스] 사고를 당해 위급한 산모를 이송하던 구급차가 경찰차에 길이 막혀 교차로에서 정차한 일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구급차를 인지하기에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해명에 나섰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9시께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인근 구덕사거리에서 산모를 실은 사설 구급차가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었다.
구급차는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면서 1차로에 정차해 있던 순찰차 뒤에 멈춰 섰고, 사이렌을 울리며 양보해달라고 방송했다. 그러나 순찰차는 움직이지 않았고, 2차로에 있던 관광버스가 길을 비켜줘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산모와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모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며 큰 논란이 됐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역과 사고 당한 임신부 환자를 태우고 긴급 이송 중이던 구급차 앞에서 경찰차는 0.1초도 움직이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제보 영상이 확산하며 공분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해명에 나선 경찰은 당시 순찰차를 운전하는 경찰관이 뒤에서 접근하는 구급차를 인지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행하던 구급차가 2∼3차로를 주행하다가 1차로에 서 있던 순찰차 뒤로 왔다"며 "구급차의 존재를 인지했을 때는 이미 버스가 자리를 비켜 구급차가 2차로로 빠져나가던 중이었는데 이 모든 것이 2∼3초 찰나에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순찰차 좌측에 중앙분리대, 우측에 대형버스가 있었고, 앞쪽은 좌회전하는 차량이 이동하고 있어 순찰차가 이동했다면 오히려 구급차가 통과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구급차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경찰은 오히려 에스코트하거나, 상황실에 보고해 신호를 통제하는 등 지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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