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의 동행" 외친 장동혁..호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6 15:40
수정 : 2025.11.06 15:46기사원문
장동혁 6일 5·18민주묘지 등 광주 일정 소화
"물러나라" 시위대와 물리적 충돌로 '반쪽 참배'
【파이낸셜뉴스 광주=이해람 기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호남과의 동행'을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영남권에서의 서진(西進)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어게인'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당이 우경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과정에서 시위대의 격한 저지에 15분 만에 발을 돌리는 등 호남 민심은 여전히 장 대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장 대표가 5·18민주묘지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15분 가량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시위대와 경찰, 경호원, 취재진 등이 뒤섞여 충돌했고, 몇몇 시위대는 장 대표 등의 신체를 붙잡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장 대표 정장의 단추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장 대표는 5·18민주묘지 방문을 마친 뒤 방문한 종합쇼핑몰 부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묘역을 찾아 민주화 영령에게 헌화와 분향하고 묵념으로 예를 갖추려고 했지만 현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췄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그동안 5·18에 대해 진정성있는 사과를 했고 당 강령에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했다"며 "그럼에도 진정성은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접견한 것에 대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진 것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는 것은 5·18정신과 무관하지 않다"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야 된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저지로 헌화·분향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5·18 정신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월 호남에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번복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매달 호남에 방문해 지역민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당면한 민생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정책 정당'으로서 이미지를 회복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지역 민심에 소구하기 위한 일정도 이어갔다. 장 대표는 광주 종합쇼핑몰 부지와 광주AI(인공지능)데이터센터를 방문해 지역 현안들도 둘러봤다. 장 대표는 매월 호남에 방문하겠다는 계획도 번복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매달 호남에 방문해 지역민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당면한 민생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진정성을 갖고 호남에 계신 분들이 국민의힘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장 대표의 5·18민주묘지 참배에 대해 '모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계엄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듯한 그가 이제 와서 광주를 찾는 것은 헌화가 아니라 저주"라며 "'계엄도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말은 폭력을 정당화하고 민주 헌정을 부정한 망언으로, 5·18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칼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는 진심 없는 참배를 용서하지 않는다"며 "역사는 위선의 발자국까지도 뚜렷이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지선을 앞두고 '호남과의 동행'이라는 슬로건 하에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5·18민주묘지에서 큰 벽을 마주했다. 호남 민심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윤어게인' 세력과의 명확한 절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