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익' 4대금융, 부실대출도 역대급
파이낸셜뉴스
2025.11.09 17:59
수정 : 2025.11.09 17:59기사원문
3분기까지 15조 이익 불구 울상
요주의여신 18조3490억 '최대'
저성장·고금리로 건전성 악화
4대 금융지주가 올해 3·4분기까지 15조원이 넘는 최대 이익을 거둔 가운데 부실대출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저성장·고금리 장기화로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취약차주가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부실 감당능력 지표인 4대 금융지주의 단순평균 NLP커버리지비율이 불과 1년 새 18.5% 급락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4분기 말 기준 단순평균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 잔액/고정이하여신)은 123.1%를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 말(141.6%)과 비교하면 18.5%p 하락했다.
연체 3개월 이상의 고정이하여신(NPL)도 9조2682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 출범 이래 가장 많았던 지난 2·4분기(9조3042억원)와 비교해 약 360억원 줄었지만 1년 전(7조8651억원)과 비교하면 18% 늘어난 수치로, 여전히 역대급 규모다. 요주의여신(연체 1∼3개월) 합은 18조3490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합산 통계가 시작된 2019년 1·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문제는 각 금융지주가 막대한 충당금을 쌓으면서 상·매각으로 부실채권을 털어냈지만 건전성 지표 후퇴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해 3·4분기까지 4대 금융지주가 쌓은 충당금은 총 5조6296억원에 달한다. 이 또한 2019년 이후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가장 많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올해 3·4분기까지 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약 4조6461억원으로, 상·매각 합산 통계가 가능한 지난 2018년 이래 최대(3·4분기 누적 기준)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이하' 등급의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한다. 이후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리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방식으로 처리한다.
금융권은 건전성 악화의 원인으로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저성장과 고금리를 지목한다.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이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실대출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고금리 고객 대상 금리 감면 프로그램, 취약차주 채무조정 등의 포용적 금융을 실천해 선제적으로 건전성 악화를 막는 한편 추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적극적 상·매각을 통한 NPL 감축을 시도할 계획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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