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책자 안 받습니다"...서울시, 지자체 최초 '제안서 온라인 평가' 도입
파이낸셜뉴스
2025.11.10 11:15
수정 : 2025.11.10 13: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 사업의 입찰기업이 제출하던 종이 제안서가 사라진다. 방문 대신 온라인으로 파일을 제출받고 발표 방식도 비대면으로 디지털화 한다. 시는 기업이 부담하던 제안서 제작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탄소배출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10일 제안서 평가를 통해 계약상대자를 결정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에서 ‘제안서 온라인 평가 제도’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제도의 안착을 위해 서울시는 행정안전부와 긴밀히 협의해 지방계약 예규를 개정하고, '서울시 제안서평가위원회 설치 및 운영 규칙'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기업 현장의 의견도 제도 개선 과정에서 반영됐다. 지난 2월 정보기술(IT) 중소기업 105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간담회에서 기업 측은 종이 제안서 제출과 대면 평가 절차가 특히 소규모 기업에 과도한 재정·시간적 부담을 준다고 응답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입찰업체가 정량·정성 평가자료 각 10부를 직접 제출한 뒤 평가 당일에도 사업 부서를 찾아 대면 발표를 진행해야 했다. 시는 제안서 제출을 전자파일(PDF)로 전환하고, 화상회의 기반의 비대면 발표 방식을 도입했다.
이번 온라인 평가는 PDF 제출과 화상회의 발표를 결합한 전자적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달청 온라인 평가시스템을 활용해 사업부서는 사업 특성과 목적물의 속성에 맞춰 대면?온라인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입찰 공고 후 업체가 평가자료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평가위원회가 시스템상에서 정성평가를 진행한 뒤 결과를 확정하여 계약을 체결한다.
앞으로 디지털도시국 정보화사업(재공고 유찰 사업) 공고부터 제안서 온라인 평가 방식을 시범 적용하여 안정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협상계약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제안평가 제도는 기업의 직접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업체당 평균 약 41만5000원이 소요되던 제안서 제작비 부담이 사라진다. 서울시 연평균 348건의 협상계약, 최소 2개 업체 경쟁 기준으로 보면 연간 약 2억9000만원의 불필요한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종이 사용도 온라인 전환으로 연간 약 205만매의 A4 용지가 절감된다. 나무 205그루 규모의 분량으로 약 2050만l의 물을 아끼고, 이산화탄소 5904kg을 줄일 수 있다.
이상훈 서울시 재무국장은 “온라인 제안평가는 공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행정 혁신”이라며 “대면심사 없이도 공정하고 심도 있는 평가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여, 기업 부담을 줄이고 시민에게는 보다 투명한 평가 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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