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셰프' 백종원 복귀 예고에…가맹점주들 "방송 철회하라" 반발
파이낸셜뉴스
2025.11.12 08:04
수정 : 2025.11.12 08: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MBC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를 통해 6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것과 관련해 일부 가맹점주들이 방송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참여연대는 11일 서울 마포구 MBC 신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11월 17일로 예정된 남극의 셰프 방영 결정을 즉시 철회하고,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문제들이 실질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방송 편성을 보류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이들은 백 대표가 방송 활동으로 구축한 긍정적 이미지를 이용해 50여 개 브랜드를 만들고 가맹점을 모집했으며, 일부 점주들이 폐업과 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가 ‘남극의 셰프’ 방영을 강행한다면 공영방송이 논란의 인물에게 새로운 홍보의 장을 열어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기자회견은 더본코리아의 약 3000개 가맹점 중 극소수인 특정 브랜드 점주들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미 제작이 마무리된 방송을 이슈화해 더본코리아를 ‘나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점주 5명의 의견을 전체 점주의 목소리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왜곡된 여론몰이에 더본코리아의 이미지는 실추되고 있고 이 피해는 다수의 점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가 출연하는 ‘남극의 셰프’는 남극의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월동대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4월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더본코리아의 원산지 표기 오류 및 위생 문제 등 논란이 발생하면서 편성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그러나 MBC 측은 지난 3일 “‘남극의 셰프’가 11월 17일 오후 10시 50분에 첫 방송된다”고 발표하고, 프로그램 제작자인 황순규 PD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황 PD는 인터뷰에서 “작년 11월 촬영을 시작해 이미 완성된 작품으로, 방송을 앞두고 있었다”며 “외부 상황으로 한 차례 방송이 연기된 데 이어 출연자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서 회사에서도 깊이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 또한 이 사안을 무겁게 인지하고 프로그램의 메시지와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극의 셰프’는 출연자가 중심인 ‘요리쇼’가 아니며, 남극이라는 환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 공존의 의미를 탐구하는 기후환경 프로젝트”라며 “그 본질적 가치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방영 결정 이유를 밝혔다.
백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올해 초 햄 선물세트 가격 논란을 비롯해 식품위생법, 식품표시광고법, 농지법 위반 등 여러 의혹을 받았다. 이에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5월 사과문을 발표하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경찰은 지난 3월 더본코리아가 ‘덮죽’과 ‘쫀득 고구마빵’ 제품 홍보 과정에서 재료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오인하게 했다는 내용의 고발 및 진정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0일, 백 대표 개인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달 말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더본코리아 법인과 실무자 2명에 대해서는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아울러 산업용 금속 조리도구 사용, 바비큐 축제에서 농약통 분무기로 사과주스 살포 등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접수된 4건의 진정은 혐의없음으로 보고 내사 종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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