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美에 14.7조 추가 투자..HV 등 생산체제 강화

파이낸셜뉴스       2025.11.13 08:36   수정 : 2025.11.13 08: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도요타자동차는 12일(현지시간) 향후 5년간 미국에 최대 100억달러(약 14조695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일본 자동차업체가 밝힌 대미 투자 규모 중 최대치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오가와 데쓰오 도요타 북미법인 사장은 전날 “도요타 최초의 미국 배터리 공장 가동과 향후 5년간 최대 1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는 도요타에게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대미 추가 투자 방침을 밝혔다.

이번 투자는 기존 공장에 대한 증설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차(HV) 등 전동차와 핵심 부품의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요타는 투자 대상이 될 구체적인 거점이나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다수의 공장 투자가 포함되며 이를 통해 현지 생산 차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히가시 다카노리 도요타 경리본부장은 이와 관련 “각 지역에서 현지 생산·현지 조달을 기본 방향으로 차량 생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수출하던 완성차 및 핵심 부품의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일관 생산 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도요타의 미국 내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1~10월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07만대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 말 전기차(EV) 구매 시 적용되던 세액 공제를 폐지하는 등 EV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요타가 강점을 가진 하이브리드차(HV)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도요타는 미국 HV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콘 켄타 도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5일 열린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고객의 하이브리드차 증산 요구가 매우 강하다”며 “생산 체제를 강화해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4월에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공장에 88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하이브리드차 부품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미국 내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율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은 적자를 보였다.

도요타의 올해 4~9월 북미 지역 영업손익(평가손익 제외)은 1341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도요타의 현지 생산 확대가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도요타 측은 이번 투자 결정이 “관세 영향 때문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1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추가 투자 발표는 도요타의 미국 최초 배터리 공장의 본격 가동과 함께 이뤄졌다.

새 공장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교외에 위치한다. 투자액은 약 139억달러로 도요타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미국 대선의 경합주(스윙 스테이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공장은 도요타의 미국 내 11번째 공장으로 우선 하이브리드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2026년 이후에는 전기차(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용 배터리도 제조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현재 약 2600명을 고용 중이며 2034년까지 고용 인력을 51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완전 가동 시 연간 생산 능력은 30GWh를 목표로 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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