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번엔 대만...한국·일본급 투자 요구
파이낸셜뉴스
2025.11.14 15:57
수정 : 2025.11.14 15: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최근 대만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이 약속한 규모에 준하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언론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인용해 미국이 협상에서 한국의 약 3500억달러, 일본의 약 5500억달러에 상응하는 투자 수준을 언급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대만 측 소식통은 최종 투자액이 두 나라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요구가 공개되자 대만 정치권에서는 산업 공동화 우려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야당 입법위원들은 해당 내용이 사실일 경우 대만 핵심 전략산업인 반도체 제조 역량이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TSMC의 생산·투자 거점이 미국으로 더욱 기울 경우 대만이 장기간 유지해온 ‘실리콘 실드’(반도체 안보 방패)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만 내부에서는 이미 TSMC 미국 공장 증설, 미국의 고용·생산 요구 확대 등이 논쟁거리였던 만큼, 이번 투자 요구는 정치·경제 전반의 균열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리후지 행정원 대변인은 “미국과 관세율 인하 및 공급망 협력을 논의 중이며 협의가 타결되면 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대만에 2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 관세가 협상 말기에 설정된 ‘임시 세율’이며 최종 합의 과정에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해 왔다.
한편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대만을 상대로 한 3억3000만달러(4800억원) 규모의 전투기 부품 판매 계약을 승인했다. 무기 판매는 트럼프 재집권 이후 처음이다. 판매 부품은 대만군이 운용 중인 F-16, C-130, 대만 IDF 전투기 등의 유지보수 등에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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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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